추미애가 지목한 윤석열 사건은? 아내ㆍ장모ㆍ측근 겨냥

입력
2020.10.19 18:4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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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전시회 부정 협찬ㆍ주가조작 의혹받아
장모는 의료법 사건... 측근 친형 봐주기 논란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9일 취임 후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 또는 측근이 연루된 4개 사건을 콕 찍어 명시했다. 윤 총장의 아내와 장모, 윤 총장의 가까운 검찰 간부의 친형 관련 사건까지 포함돼, 이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윤 총장이 검찰 조직에서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윤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한 사건 중 하나는 아내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가 연루된 뇌물수수 의혹 사건이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달 25일 윤 총장과 김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자신이 운영하는 문화예술콘텐츠기업인 코바나컨텐츠 주관으로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전시회를 협찬하는 후원사가 4개에서 16개로 늘었으며, 후원사들이 수사와 재판 편의를 위해 김 대표 주관 행사에 ‘보험용 협찬’을 했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당시 윤 총장의 청문회 준비팀은 “해당 전시회 협찬은 모두 총장 후보 추천 이전에 완료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 다른 의혹은 윤 총장 부인이 수입차 판매업체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는 지난달 25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고발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와 아내 김건희씨를 고소ㆍ고발한 사업가 정대택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고소ㆍ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와 아내 김건희씨를 고소ㆍ고발한 사업가 정대택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고소ㆍ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친형 윤모씨(전직 세무서장)가 연루된 로비 사건 역시, 임명 청문회에 이어 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윤씨는 2012년 육류수입업자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수사 도중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돼 국내 송환되기도 했지만, 검찰은 “금품수수는 인정되나 대가성이 없다”면서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밖에도 윤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요양병원의 운영에 개입해 의료법 위반 사건에 연루된 뒤 병원 관계자들과 달리 혼자 입건되지 않아 처벌을 피한 의혹도 '윤 총장 지휘권 배제' 사건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본인, 가족 및 측근 관련 의혹에 대해 여러 건의 고소ㆍ고발이 제기돼 수사 중에 있음에도, 장기간 사건의 실체와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이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배경을 설명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가족ㆍ측근 관련 의혹이 결국에는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라임 관계사의 이사는 윤 총장 장모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저축은행 대표와 동일 인물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이모씨는 라임 관련사의 부회장"이라며 윤 총장이 라임 수사 부진의 배후일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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