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중앙박물관 '가야 특별전' 일제 식민사관 따라 전시"

입력
2020.10.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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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본성 전시회 '임나일본부설' 근거 따라 전시"
"일본서도 전시회 개최하려고 했던 중앙박물관"
중앙박물관 "일본서기, 학자마다 시각 달라" 반박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가야 본성, 칼과 현' 전시회에 사용된 연대표. 배현진 의원실 제공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가야 본성, 칼과 현' 전시회에 사용된 연대표. 배현진 의원실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인 '가야사 복원'의 일환으로 개최한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가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는 일제 식민사관을 따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전시회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진행됐다.

배 의원은 전시에 활용된 연대표 내용 대부분 임나일본부설의 주요 근거가 된 '일본서기'를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서기는 가야 지역이 고대 신공 황후 이래 수백년간 일본의 통치를 받았다는 관점을 제기한 사서로, 1970년대 일본의 문헌 사학계가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세운 근거다.

배 의원은 중앙박물관이 일본서기 내용을 반영한 점을 숨기고자 연대표에 일본서기가 아닌 '서기'란 이름으로 고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대표에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일본) 서기' 등을 인용했다고 나오는데, 서기는 일본 식민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는 사서"라고 말했다.

"일본서기에만 나오는 지명을 전시회 지도에 사용"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연 '가야 본성, 칼과 현' 전시회에 사용한 지도. 배현진 의원실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연 '가야 본성, 칼과 현' 전시회에 사용한 지도. 배현진 의원실 제공

또 전시회에 사용한 '가야 7국' 명칭도 문제 삼았다. 가야 7국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등장하지 않는 지명으로, 일본서기에만 나온다. 가야 7국으로 표기하며 함께 사용한 '다라'는 역사학자들이 일본 북규슈에 있는 지명이라고 제기하는 곳이다. 배 의원은 이에 대해 "일본서기의 내용만을 반영해 한반도 지도에 표시했다. 고대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 주장의 근거를 제공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중앙박물관이 이번 전시회를 일본에서도 개최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물관이 배 의원에게 제출한 전시 계획에 따르면, 2020년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규슈국립박물관에 순회 전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시를 취소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 의원은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하고자 문재인 정부의 100대 중점과제에 포함된 가야사 연구 사업이 정작 임나일본부를 대변하는 전시로 변질됐다"며 "위원회 차원의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일제 식민사관을 따른 전시가 개최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에 대해 "서기는 학계에서 통칭해 쓰는 축약 용어"라며 "가야 연구는 과거와 굉장히 다르고 일본서기 문제는 학자마다 시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류호 기자
국감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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