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檢, 김봉현 5개월간 66회 소환… 사실상 고문”

입력
2020.10.19 13:36
수정
2020.10.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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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철 민주당 의원, 법무부서 제출받은 자료 공개
일주일 2.8회꼴... 金?"주3회 정치인 관련 조사" 주장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올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올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5월부터 약 5개월간 60회 이상 검사실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최근 “검찰이 나를 상대로 여당 정치인들 비위를 집중 조사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한 김 전 회장의 폭로를 계기로 수사팀 검사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19일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김 전 회장의 검찰 출석 조사 내역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올 5월 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167일간 총 66회 검사실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일주일에 약 2.8회꼴로, "주 3회 출정 조사를 받았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자필 편지를 통해 검찰 출신 A 변호사가 “여당 정치인들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사 협조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주임검사가 바로 정치인 면담을 시작했고 이틀 연속 정치인 사건만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5월 초부터 5개월 가까이 주 3회 정도 정치인 사건만 조사를 받고 있고, 본인에 대한 사건은 10회 정도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의 편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김 전 회장이 여권인사 비위 의혹과 함께 검사ㆍ수사관 향응 및 금품수수 비위,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 억대 금품로비를 함께 진술했는데도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해당 검사 등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고, 이와 관련해 지난 주말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왔다.

다만 당시 김 전 회장을 수사했던 라임 수사팀은 김 전 회장의 횡령 범죄를 먼저 수사했고, 기소도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앞서 수원지검은 올 5월 운수업체 수원여객 회삿돈 240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김 전 회장을 구속 기소했고, 서울남부지검은 8월 코스닥상장사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400억원을 빼돌려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자금 377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김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수사 과정에서 검사ㆍ수사관 비위와 관련한 진술은 없었고, 야권 정치인 관련 비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보고가 된 데다 현재까지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수사팀의 입장이다.

그러나 여당 측은 검찰이 김 전 회장을 통해 여당 인사 비리만 '선택적 수사'를 했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병철 의원은 “법무부가 인권수사 제도개선에 나섰지만 과도한 소환으로 인한 인권침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수용자를 3일에 한 번 소환 조사한다는 건 수사 외 다른 목적이 있거나, 사실상 조사라기보다는 고문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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