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될 뻔한 '부산영화제', 우여곡절 끝 21일 열린다

입력
2020.10.19 17:30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가운데 훙진바오(홍금보) 감독이 직접 연출하고 출연한 '수련'.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가 21일 드디어 개막한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워낙 우여곡절을 겪어서인지 이제는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도 헷갈릴 정도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 세계의 수많은 영화제들이 취소됐다. 부산영화제 또한 취소 직전까지 갔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개막일이 2주나 뒤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타격 또한 크다. 영화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초청작 상영을 제외한 대부분의 행사가 축소, 취소됐다. 해외 영화 관계자들 방문도 끊겼다. 행사 규모로 보면 예년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규모다. 개막을 이틀 앞둔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주변 역시 펜스가 둘러쳐진 채 오가는 인적도 뜸하고 한산했다. 결국 올해 부산영화제는 '개최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국내외 톱스타들이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수놓는 개ㆍ폐막식 행사는 없다. 해외 관계자들 초청이 안되니,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등 영화 시장 관련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관객과의 대화' 행사 역시 ‘반도’의 연상호 감독, '사라진 시간’의 정진영 감독 등 국내 초청작만 진행하고, ‘시티홀’이나 ‘트루 마더스’ 등 해외초청작은 온라인으로 갈음한다.

초청작 상영도 축소됐다. 상영작 자체가 예년보다 100편 가량 줄어든 192편이고, 그나마도 한차례 상영에, 관객수는 전체 좌석 수의 25%로 제한했다. 보통 극장이 전체 좌석 수의 50%로 제안하는 것에 비해 더 강력한 조처다. 김정윤 홍보실장은 “모바일 티켓을 소지한 관객만 상영관 건물에 출입할 수 있고, 일일이 발열 상태를 확인하고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이틀 앞둔 19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앞 광장. 영화제를 알리는 포스터나 현수막 등을 찾아볼 수 없으며 오가는 행인도 찾아보기 어렵다. 고경석 기자


대폭 줄었다지만, 그래도 상차림은 풍성하다. 취소된 칸 영화제의 공식 선정작 56편 중 23편이 고스란히 넘어왔다. 유명 감독들의 화제작은 15일 예매 시작 1분여 만에 매진됐고 2시간 사이 70% 이상 팔렸다.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스파이의 아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사탄은 없다’ 등은 인기가 높다. 티켓 구하기가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송해 1927'.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개막작은 훙진바오(홍금보), 쉬안화(허안화), 쉬커(서극), 조니 토(두기봉) 등 홍콩의 유명 감독 7인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홍콩을 다루는, 15분 안팎 단편 모음집이다. 폐막작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애니메이션 버전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폐막작을 통해 관객들이 잠시나마 무력감과 답답함에서 벗어나 훈훈함과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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