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ㆍ아르메니아,  휴전 재합의했지만...수시간만에 교전 재개

입력
2020.10.18 08:30
수정
2020.10.1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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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0시부터 휴전 재합의 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산발적 교전 벌어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인근 아제르바이잔의 제 2의 도시라 불리는 간자시(市)에서 지난 한 여성이 로켓 포탄에 맞아 파괴된 주택 잔해 앞에 앉아 있다.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싸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교전을 이어왔다. 간자=로이터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인근 아제르바이잔의 제 2의 도시라 불리는 간자시(市)에서 지난 한 여성이 로켓 포탄에 맞아 파괴된 주택 잔해 앞에 앉아 있다.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싸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교전을 이어왔다. 간자=로이터 연합뉴스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싸고 3주째 교전을 벌여온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인도주의적 휴전에 어렵게 재합의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양국은 18일(현지시간) 0시부터 휴전하기로 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서로 재합의를 위반했다며 다시 충돌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 측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제르바이잔이 0시 4분부터 오전 2시 45분까지 (나고르노-카라바흐) 북쪽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으며, 오전 2시 20분~45분까지 로켓을 발사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아르메니아군이 새 휴전합의를 심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낮 12시 30분 우리 부대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남부의 아군 기지를 공습하려 시도하던 아르메니아 공군 공격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이를 크게 반발하며 "그들의 주장은 뻔뻔한 거짓말이다"며 "격추된 우리 공군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나라의 휴전 합의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국 외무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18일 0시부터 '인도주의적 휴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아르메니아 외무부는 트위터에 성명을 게시하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현지시간 18일 0시부터 인도주의적 휴전에 들어가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민스크 그룹 공동 의장국인 프랑스ㆍ러시아ㆍ미국의 10월 1일 및 5일 성명과 10월 10일 모스크바 성명에 따라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민스크 그룹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해결을 위한 기구로 공동 의장국인 3국 정상은 지난 1일과 5일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회담 후 휴전을 합의한 '모스크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양국은 사망자의 시신과 포로를 교환하기 위해 10일 정오부터 휴전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휴전 발효 직후부터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갔다.

그러자 1차 휴전 합의에 이어 이번 재합의도 러시아가 중재하기 위해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아제르바이잔ㆍ아르메니아 외무장관과 통화한 뒤 양측에 지난 10일 합의한 휴전안을 준수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27일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충돌해왔다. 이곳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분쟁지역이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으로 아르메니아 민간인 36명이 사망하고 115명이 부상했으며 민간 시설 9,830 곳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의 민간인 피해는 사망 60명, 부상 270여명으로 전해졌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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