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상생부터 긴급구호품 지원까지… SPC, 동행 발걸음

입력
2020.10.19 04:30
수정
2020.10.19 13:49
19면

평창군과 MOU, 감자빵 출시?
소상공인 제품과 유사 논란 일자?
"개인 사업자 피해 원치 않아" 생산 중단?
불량 취급받던 미니사과 히트상품으로?
지구 둘레 29번 돈 '행복한 빵 나눔차'

황재복(왼쪽) SPC 대표이사와 환왕기 평창군수가 9월 18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ㆍ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PC그룹 제공

황재복(왼쪽) SPC 대표이사와 환왕기 평창군수가 9월 18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ㆍ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PC그룹 제공

"파리바게뜨가 춘천의 작은 빵집이 만드는 감자빵을 복사했다."

“다시 감자빵 판매하라, 그게 무슨 표절이라고 농민들 판로를 막는가.”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12일 생산 중단에 들어간 감자빵을 둘러싼 누리꾼들의 엇갈린 의견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강원 평창군과 감자를 활용한 제품 개발ㆍ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MOU)를 맺고, 감자를 주성분으로 한 감자빵 3종을 이달 선보였다. 그러나 한 식품 스타트업이 파리바게뜨의 감자빵이 올해 초 개발한 자사 제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업체는 감자 모양을 살려 만든 외관이나 감자를 캐릭터화한 점이 자사 제품과 비슷하다며 파리바게뜨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SPC는 이번에 선보인 감자빵은 2018년 파리바게뜨 중국 본부에서 팔던 ‘미스터 포테이토’라는 감자빵을 참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감자빵은 이미 일본에서 2000년대 초부터 유행한 페이크 빵의 한 종류라는 게 제빵업계의 판단이라고도 설명했다. SPC 측은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좋은 일에 논란을 겪는 것도, 개인 사업자에게 피해가 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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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가 출시한 감자빵 광고물. SPC그룹 제공

파리바게뜨가 출시한 감자빵 광고물. SPC그룹 제공

감자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까지 겹친 감자 농가들을 위해 고안된 상품이다. SPC는 MOU에 따라 평창 지역 농가가 재배하는 감자를 연 100톤 이상 수매하기로 결정했고, 판로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는 감자빵 3종을, 배스킨라빈스는 평창 감자로 만든 아이스크림 ‘미찐 감자’와 감자음료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논란 이후 결국 감자빵 생산을 포기하며 SPC는 ‘나눔은 기업의 사명’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다른 사업자의 피해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정 소상공인의 제품과 모양이 유사하니 표절이라는 시각과 보편적인 레시피인데 표절이라는 건 과하다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한동안 불붙었던 감자빵 논란은 이로써 일단락이 됐다.

SPC는 평창 감자 구매 이전에도 “빵과 간식을 생산하는 업의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며 지역 농가와 산지 직거래를 통해 우리 농가에 안정된 판로 제공에 힘써 왔다. 2012년부터 영천 미니사과, 산청 딸기, 강진 파프리카, 진주 딸기 등 전국 16곳과 농산물 계약을 체결,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베이커리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영천 미니사과는 일반 사과의 7분의 1 크기라,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불량 과일 취급까지 받았지만, 파리바게뜨가 케이크 장식 과일로 활용하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영천 농가들은 연평균 8,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수출까지 하는 등 기업과 농가 상생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SPC는 올해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ㆍ경북 지역에도 파리바게뜨, SPC삼립 등 계열 브랜드의 빵을 매일 1만개씩 총 60만개를 전달하며 도움을 줬다. SPC그룹의 해외 협력사인 미국 던킨 브랜즈도 생수 30만개를 기탁하며 동참했다. 특히 현장 대응으로 여력이 없는 대한적십자사를 대신해, 회사 물류망으로 청도대남병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대구광역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보건소 등에 필요 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SPC는 이 외에도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중국 우한과 이탈리아 교민 격리시설, 서울 서초ㆍ용산구 선별진료소 등에 빵과 생수 총 1만6,000개를 보냈다.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총 5,000개를 전달했고, 대구ㆍ경북 결식 우려 아동에 4,000만 해피포인트를 지원했다. 또 인천국제공항 내 SPC 매장에서 모은 낙전수입 660만원을 대구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임직원 헌혈 캠페인을 통해 모은 헌혈증 140장도 대구지역 의료기관에 기부하며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올해 3월 대구 지역에서 SPC그룹 임직원들이 행복한 빵 나눔차에 싣고 온 구호품을 내리고 있다. SPC그룹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올해 3월 대구 지역에서 SPC그룹 임직원들이 행복한 빵 나눔차에 싣고 온 구호품을 내리고 있다. SPC그룹 제공

코로나19 현장 지원에는 ‘행복한 빵 나눔차’가 동원됐다. 당일 새벽에 생산된 빵을 싣고 전국 아동복지시설을 찾아가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마련한 1톤 트럭 3대다. 2012년 7월 1호차를 시작으로 3호차까지 확대됐으며, 지난달까지 22만98개 아동복지시설에 191만여개의 빵을 공급했다.

행복한 빵 나눔차는 아동복지시설뿐만 아니라 긴급 구호가 필요한 세월호 구조 현장, 구룡마을 화재 현장, 의정부 아파트 화재 현장,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격리병원 등에도 빵과 물을 전달한 바 있다. 행복한 빵 나눔차의 누적 이동거리는 지구 둘레(약 4만㎞)를 29회 돈 것과 맞먹는 119만㎞에 이른다.

SPC그룹의 상생 활동은 2011년 사회복지법인 ‘SPC 행복한 재단(이사장 허영인)’ 설립과 함께 해왔다.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고객과 함께 이들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이고자 만든 조직이다. 행복한 빵 나눔차를 비롯, 서울시ㆍ푸르메재단과 함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매월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생일파티용 케이크를 지원하고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SPC해피버스데이파티’ 등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SPC그룹 임직원들은 급여 중 일부를 자발적으로 기부해 저소득 가정 장애 어린이의 재활치료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2012년 4월에 '행복한 펀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활동은 올해 9월까지 약 17억원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817명 장애 어린이의 재활치료비, 의료비, 맞춤형 보조기구 구입비, 특기적성비 등으로 쓰였다. 지속적인 재활치료 때문에 함께 여행 가기 어려운 장애 어린이 가족들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행복한 가족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년 10가족에게 3박 4일 제주여행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PC그룹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100여명이 2018년 8월 서울 동작국 SPC 미래창조원에서 장학금을 받은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SPC그룹 제공

SPC그룹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100여명이 2018년 8월 서울 동작국 SPC 미래창조원에서 장학금을 받은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SPC그룹 제공

SPC그룹의 상생경영은 젊은이의 취업 활동 지원에도 뻗어 있다. 2012년 '행복한 장학금' 제도를 도입, 계열사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 중 매 학기 100명을 선발해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매장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만들어진 제도다. 장학금 누적액은 약 29억원에 달하며, 장학생 대상 취업설명회와 현직자 간담회, 영상 공모전, 서포터즈 활동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취업에 대한 직ㆍ간접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고 있다.

SPC그룹 로고.

SPC그룹 로고.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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