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日 총리, 야스쿠니 추계예대제 참배 보류

입력
2020.10.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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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18일 추계예대제서 공물 봉납 검토
관방장관 시절 주변국 관계 고려해 참배 보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예대제를 앞두고 참배를 보류할 방침을 굳혔다고 지지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오는 17, 18일 야스쿠니신사의 추계예대제에 참배를 보류하고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이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에도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참배를 보류해왔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전격 참배할 당시에도 "경제 재생이 우선"이라며 반대했다. 다만 그는 2014년 2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관방장관이 되기 전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트위터 캡처


아베 전 총리가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당시 한국과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정부까지 나서 '실망했다'고 하자, 아베 전 총리는 이후 종전(패전) 기념일과 춘ㆍ추계예대제에 참배 대신 공물을 보냈다. 그러나 총리직에서 내려온 뒤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전격 참배하며 ‘극우성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올해 8월 15일에는 아베 내각의 현직 각료들이 잇따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각료가 종전일에 참배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들 중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장관은 스가 내각에서 유임됐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으로 스가 내각에 첫 입각한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장관도 종전일에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우익들의 성지로 불린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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