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여성이지만 국토부 산하기관 여성 신규 채용 해마다 감소

입력
2020.10.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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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민주당 의원, 국토부 산하기관 고용 현황 분석
여성 신규 채용, 2018년 23.7%서 올해 19.4%로?↓
산하기관 중 13곳은 여성 임원 '0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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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동안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의 여성 직원 신규 채용 비율이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신규 채용을 늘려 남녀 비율 격차를 줄이려는 정부의 균형 인사 목표와 배치된다. 더욱이 국토부 수장이 김현미 장관이란 점에서 국토부가 산하기관들의 인사 정책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토부 산하기관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27곳 산하기관 전체 여성 신규 채용 비율은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23.7%였던 여성 신규 채용 비율은 2019년 21.1%로 감소한 데 이어 2020년(9월 기준) 19.4%로 더 줄었다. 여성 신규 채용은 2018년 1,141명(남성 포함 전체 신규 채용 4,808명)에서 2019년 1,541명(전체 7,290명)으로 늘었지만, 2020년 419명(전체 2,153명)으로 다시 감소했다.

최근 3년 신규 채용 남성 1만1,150명, 여성 3,101명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인근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마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인근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마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2018ㆍ2019년 신규 채용 증가 폭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비교하면, 여성 채용 수가 증가했다고 볼 수 없다. 2019년 여성 채용 수는 2018년보다 25.9% 증가했지만, 남성의 경우 36.2% 늘었다. 여성 채용 증가 폭은 남녀를 합한 전체 증가 폭(34%)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8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새로 뽑힌 남성 직원은 1만1,150명으로, 여성(3,101명)보다 3.6배나 많았다.

이는 매년 여성 신규 채용을 늘려 공공 부문의 인사 균형을 강화하려는 정부 기조와 반대로 가는 셈이다. 인사혁신처는 앞서 올해 공공부문 연차보고서를 통해 산하기관들의 여성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두꺼운 유리천장… 여성 임원 14.5% 뿐

산하기관들의 두터운 유리천장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27개 산하기관 임원 200명 중 여성은 14.5%인 29명에 그쳤다. 정부가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에 따라 계획한 2020년 공공기관 여성 임원 목표치인 18.9%에 미치지 못한다.

절반에 가까운 13개 산하기관의 여성 임원은 '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주택관리공단 △한국감정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등 국토부의 대표적 공공기관들이 그렇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주택공사의 경우 여성 임원이 3명으로, 다른 기관보다 많았다. 그러나 전체 임원 비율로 따지면 두 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에 그쳤다.

성별 불평등은 실무 관리자급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본부 과장급(4급 이상) 인사 및 공공기관 관리자급 인사 1만6,242명 중 여성은 1,831명으로 전체의 11.2%에 머물렀다. 정부의 2020년 여성 관리자 비율 목표인 25.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건설관리공사의 경우 여성 관리자급 인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반면 남성은 258명이었다.

"건설ㆍ 교통, 남성 영역 편견 깨려면 부처 더 노력해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일정을 치르기 위해 청사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일정을 치르기 위해 청사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성별 임금 격차도 문제다. 11개 산하기관의 여성 정규직원의 평균 급여는 전체 공공기관 평균치보다 떨어졌다. 362개 공공기관 여성 정규직원 평균 급여는 남성의 약 80.1%였다. 한국건설관리공사의 여성 평균 임금은 남성의 58.5%로, 산하기관 27곳 중 편차가 가장 심했다. 건설관리공의 남성 임금 평균은 6,127만4,000원이지만, 여성 임금 평균은 3,587만1,000원이었다.

장경태 의원은 "주택, 교통 등 국토부 소관 분야는 예전부터 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다"며 "관성과 편견이 강한 분야일수록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국감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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