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완전폐지' 시동 건 권인숙에 박수친 여성계

입력
2020.10.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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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서 낙태죄 삭제 첫 발의한 권인숙 민주당 의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3월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들과 앉아있다. 뉴시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3월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들과 앉아있다. 뉴시스

여성계가 낙태죄 완전 삭제를 골자로 하는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형법 ㆍ모자보건법 개정안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21대 국회는 책임 있는 논의를 통해 여성의 권리를 보장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13일 논평을 내고 "권인숙 의원 안의 발의는 이제라도 국회가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이 전날 대표 발의한 형법ㆍ모자보건법 일부 개정안은 낙태죄를 처벌하는 규정과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규정을 삭제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적극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임신 중지 여부를 주 수나 사유 제한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와 지원을 받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임신 기간에 따라 낙태죄 처벌 기준을 나눈 정부안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부는 앞서 낙태죄를 유지하면서 임신 14주까지는 임신중단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관련 개정안을 입법 예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처벌하도록 한 형법 상 낙태죄는 임산부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라는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논평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논평

모낙폐 측은 권 의원의 개정안을 두고 '그동안 국가가 인구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왔고, 문재인 정부가 개정입법예고안을 통해 유지하고자 하는 '처벌과 허용' 프레임을 넘어 재생산 건강과 의료 접근권 등 '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국회는 관련법 개정 및 사회적 논의를 위한 책임을 미루어 왔다"라며 "최근 발표된 정부의 입법 예고안은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조항을 그대로 남겨둠으로써 임신 중지를 둘러싼 퇴행적 논쟁을 반복하도록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입법 예고안을 철회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하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의원에 이어 이은주 정의당 의원,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도 비슷한 법안을 곧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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