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최초 발화는 3층 테라스... 화재원인은 '추가 조사'

입력
2020.10.11 17:20
수정
2020.10.11 18:12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등으로 구성된 2차 합동감식팀이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등으로 구성된 2차 합동감식팀이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가 해당 건물 3층 야외 테라스에서 시작됐다는 현장감식 결과가 나왔다. 대략적인 발화 위치는 확인됐지만, 구체적인 화재 원인 조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울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11일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현장에 대한 2차 합동감식을 벌인 뒤 이날 중간 브리핑을 갖고 "발화 부위를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 덱(deck)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감식에는 경찰과 행전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청 등 유관기관이 참가했다.

감식에 참가한 방경배 울산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통상 발화 지점을 특정할 때는 연소 패턴, 그을림, 탄화 심도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한다”며 “3층에서 아주 높은 온도에서나 발생하는 시멘트 박리 현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감안해 감식에 참여한 기관 사이에 발화 지점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담팀은 이날 최초 화재 발생 위치가 건물 3층 테라스인지, 12층인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처음 119에는 “12층 발코니 쪽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이후 인근 주민 등은 “3층 쪽에서 처음 불길을 봤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9일 진행한 1차 합동감식, 이튿날 소방당국의 현장 확인에 이어 이날 진행된 2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3층 테라스 외벽이 불에 탄 흔적을 발견하면서 화재원인에 한 걸음 더 접근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3층 테라스의 경우 열린 공간으로, 평소 주민들의 휴식장소와 어린이 놀이터로 사용됐다. 개방된 3층에서 한밤에 불이 시작된 만큼 담뱃불 등에 의한 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재 원인에 대해 경찰은 "잔해물 분석과 수사팀의 수사 결과 등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담팀은 화재 발생 이후 관리사무소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와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등을 제출 받고, 아파트 인근 건물 등에 설치된 영상 자료 등을 입수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목격자나 신고자 등을 상대로 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시간 넘게 합동감식을 진행했으나 정확한 화재원인과 최초 발화지점 등을 찾아 내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필요하면 추가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밤 11시 7분쯤 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고층부로 급속히 번져 큰 피해를 일으키면서 화재 발생 후 15시간 40분이 지난 9일 오후 2시50분에야 완전 진화됐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주민과 출동한 소방관들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로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울산= 목상균 기자
울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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