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아제르바이잔ㆍ아르메니아, 모스크바 회담 갖기로

입력
2020.10.09 22:08
수정
2020.10.1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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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양국 정상들과 연속 통화하며 만남 중재

4일 아제르바이잔의 간자 주거지역에서 주민들이 아르메니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간자=AP 뉴시스

4일 아제르바이잔의 간자 주거지역에서 주민들이 아르메니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간자=AP 뉴시스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일촉즉발 위기에 휩싸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정상회담을 갖고 돌파구를 모색해보기로 했다. 중재에 나선 건 러시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거의 2주간 이어진 두 나라의 무력 충돌에 프랑스ㆍ미국과 만나 논의 끝에 모스크바에서 회담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고위 관계자가 모스크바에서 만나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회담으로 희망을 얘기하긴 이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은 "우리는 오늘 밤이나 내일(10일)을 목표로 (두 나라의) 충돌이 사라지길 바라지만 여전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달 27일부터 각각 미사일 공격 등으로 무력 충돌하면서 국제사회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4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양국의 팽팽한 싸움은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때문이다. 이 지역은 러시아 남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 캅카스에 위치해 지난 30년간 화약고였다. 아제르바이잔 영토 안에 있지만 인구 대부분이 아르메니아인들이고, 아르메니아 정부가 군사ㆍ경제적 지원을 하며 실효 지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하지만, 종교와 민족 갈등 등이 뒤엉켜 양국은 한치의 양보없는 충돌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이 분쟁지역을 넘어 '전장'이 확대될 조짐까지 보였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 군이 이 지역의 북쪽 지역의 도시 간자를 포격했다"고 밝혀 전면전 위기가 고조됐다.

그러자 양국의 휴전을 촉구하던 러시아와 프랑스ㆍ미국이 머리를 맞댔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나서서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연속으로 통화하며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아르메니아는 앞서 "러시아ㆍ미국ㆍ프랑스의 중재자들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군이 철수할 때까지 전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텨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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