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트럼프, 치매 아버지 이용해 거액상속"

입력
2020.09.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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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누나가 밝힌 거액 상속 전말
조카 메리 트럼프, WP에서 녹음 파일 그대로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친의 치매 증세를 파산 위기를 모면하는 데 악용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자신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도록 치매 증세가 있는 부친에게 유언장 변경을 종용했다는 주장이다.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인 메리 트럼프가 일간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친 고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가 공식 치매 진단을 받기 전 부동산의 대부분을 자신이 상속 받을 수 있게 공작을 펼쳤다. 자신의 회계사와 변호사를 85세의 부친에게 보내 유언장을 고치게 만든 것. 1990년 트럼프 대통령은 6개의 자회사가 도산 위기에 놓여 채권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았고 동시에 첫 부인 이바나와의 이혼으로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 재산분할 소송까지 진행 중이었다.

메리 트럼프는 자신의 고모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큰 누나인 메리앤 트럼프 배리와 지난해 1월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을 WP에 제공했다. 이 녹취에서 메리앤은 "(유언장 변경 당시) 아버지는 치매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형제들과의 법정 다툼에서 유언장 변경 당시 "아버지는 의심이 뚜렷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의료기록과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프레드 트럼프는 자신의 생일도 기억 못하고 30분 전에 들은 얘기조차 잊어버릴 정도였고 유서 변경 몇 달 뒤 병원에서 '초기 치매'로 진단 받았다.

메리는 WP에 "아버지의 뜻을 불법적 방법으로 비밀리에 변경한 사례를 보면 도널드의 비윤리적 행동엔 한계가 없다"면서 "그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도덕적, 윤리적 의무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메리의 폭로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에는 대리인을 고용해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치러 명문대에 입학했다는 내용 등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망라한 저서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을 출간해 파장을 일으켰다.

한편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WP에 이번 보도에 대해 "옛날 뉴스이자 완전히 거짓"이라고 답변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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