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분양가상한제로 가닥... "HUG 규제보다 낫다"

입력
2020.09.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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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강동구 옛 둔촌주공아파트단지에서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뉴스1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강동구 옛 둔촌주공아파트단지에서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뉴스1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 결국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분양가상한제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기간이 최근 만료된 결과지만, 조합 내부에서는 "오히려 분양가상한제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은 지난 7월 24일 HUG로부터 받은 분양보증 유효기간이 이달 24일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은 지난 7월 28일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규모의 85개동,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간 둔촌주공은 분양가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앞서 조합은 지난 7월 HUG로부터 '3.3㎡당 평균 2,978만원'이라는 일반분양가를 통보받았다. 조합은 이를 수용할 지 고민하다, 우선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에 분양보증을 얻어놓는 방법으로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조합원 다수가 "HUG 분양가가 너무 낮다"고 반발해 지난달에는 임시총회를 열고 집행부를 해임하기까지 했다.

여전히 조합 내에서는 분양가상한제가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 기류가 강하다. 둔촌주공 조합원모임 관계자는 "조합원 다수는 HUG 규제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선분양으로 갈지 후분양으로 갈지는 조합원 이익을 두고 조율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원모임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 3.3㎡당 3,500만원 수준의 일반분양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HUG 분양가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강동구청이 지난 8일 둔촌주공 기존 조합이 연말까지로 요청한 입주자모집공고 신청 보완기간 연장을 일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UG 분양가가 적용되는 입주자모집공고의 승인기간은 다음달 16일까지 연장됐다. 구청은 "다음달 16일까지 보완서류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연장 신청이 반려될 수 있다"고 조건을 걸었다.

향후 둔촌주공의 분양가 갈등은 법정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둔촌주공 조합원모임 관계자는 "조합에서 지난달 임시총회 관련 자료를 법원에 요청하면서 이번 주까지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며 "다음달 중 결심 공판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합원모임이 승소하면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

앞으로 HUG 분양가를 받아들일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갈수록 사라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보증 유효기간은 28일 만료된다.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입주자모집공고 신청 또한 지난 22일 구청에서 반려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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