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에 설움 받는 식당주인 역할 해보니"... '감초배우' 박수영, 소상공인 위해 마스크 기부

입력
2020.09.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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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사랑나눔재단에 마스크 2만7000장 기부
직접 분식집 열었다가 폐업해 본 경험도

배우 박수영(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써 달라며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 마스크 2만7,000장을 기부했다. 오른쪽은 이재원 중기사랑나눔재단 사무총장. 중기사랑나눔재단 제공

배우 박수영(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써 달라며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 마스크 2만7,000장을 기부했다. 오른쪽은 이재원 중기사랑나눔재단 사무총장. 중기사랑나눔재단 제공


"요즘 소상공인 분들 진짜 너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견디시길 바랍니다."

중견배우 박수영(5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그는 25일 소상공인을 위해 써 달라며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 마스크 2만7,000장을 전달했다.

20대에 연극 무대에 데뷔해 30년간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명품조연' '감초배우'로 자리매김한 박수영은 평소부터 소상공인의 삶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식당 사장 배역을 맡으며 그들의 애환을 느껴본 데다 오래 전이지만 직접 장사를 했다가 '쫄딱' 망한 경험도 있어서다.

그는 약 20년 전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에서 칼국수 등을 파는 분식집을 열었다. "연극만 해서 먹고 살 수 있겠느냐"는 어머니의 간곡한 권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가게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폐업했다. 박수영은 "장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후부터는 연기에만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박수영. 중기사랑나눔재단 제공

박수영. 중기사랑나눔재단 제공


박수영은 지난 해 막을 내린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도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는 식당 사장으로 출연했다. 그는 "건물주 친구에게 톡톡히 설움을 당하는 배역이었다"며 "우리 주변 상인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 지 또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수영은 이날 "대단한 선행도 아니다"며 언론 등을 통해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걸 상당히 겸연쩍어 했다. 이어 그는 "작은 나눔의 손길이지만 많은 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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