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일 때 오히려 폐 기능 떨어져

비만일 때보다 저체중일수록 오히려 폐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폐 질환이 없어도 저체중이라면 폐 기능이 떨어질 위험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비만한 사람이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와 정반대의 연구 결과가 나온 셈이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윤경재ㆍ이용택ㆍ박철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도종걸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2014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28만2,135명을 분석한 결과, 저체중이 폐 기능 저하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8만2,135명의 사람을 체질량지수(BMI) 수치로 △비만(≥25kg/㎡) △정상(18.5~25kg/㎡) △저체중(<18.5kg/㎡)로 분류했다.

이어 호흡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인 FVC(Forced expiratory volume: 최대한 숨을 내쉬는 노력을 했을 때의 폐활량)와 FEV1(Forced Expiratory Volume in One Second: 1초 동안 내쉴 수 있는 공기의 양)으로 폐 기능을 판단했다.

그 결과, 성별, 키 등을 보정한 뒤에도 FVC는 △비만=3.96(L) △정상=3.91(L) △저체중=3.62(L), FEV1은 △비만=3.28(L) △정상=3.28(L) △저체중=3.12(L)으로 저체중일수록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폐 기능이 좋지 않은 하위 80% (predicted FVC%<80%)가 차지하는 비율이 비만 그룹보다 저체중 그룹에서 4.9배가 더 높았다.

윤경재 교수는 “성별, 연령 및 흡연 여부 등과 관계없이 BMI가 낮을수록 폐 기능을 대변하는 수치들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체중 상태가 폐 기능 감소와 관련 있는 원인은 폐 근육량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고 했다.

박철현 교수는 “폐 건강 유지하려면 꾸준한 운동과 식생활 관리를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IF: 4.122)’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