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네이버ㆍ카카오… ‘언택트 대장주’ 조정 길어지나

입력
2020.09.2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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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연고점 대비 주가 14~16% 하락
기관 중심 매도세 쏟아지며 조정 국면
호실적 예상에 "단기조정 가능성" 전망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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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언택트) 대장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장세에서 사실상 국내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두 종목의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2일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2.57% 내린 28만4,500원에, 카카오는 3.16% 하락한 3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2.38%)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맞물려 두 종목에도 기관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지수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언택트 대장주'의 길어지는 조정 국면에 불안해 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연고점(33만9,000원) 대비 주가가 16%나 빠졌고, 카카오 역시 이달 2일 기록한 고점(41만2,000원)과 비교해 주가가 14% 하락한 상태다.

코로나19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한몸에 받아온 두 종목의 주가가 과열됐다는, 이른바 '거품 경고'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이렇다 할 '쉬는 구간' 없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3일 신고가를 쓴 네이버는 올해 저점 대비 주가가 137%, 카카오는 저점 대비 207%의 상승률을 보였다.

두 종목의 하락세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기관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8,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특히 네이버(5,141억원)는 이 기간 기관이 삼성전자(6,316억원) 다음으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역시 두 종목을 합쳐 1,6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이달 네이버(5,517억원)와 카카오(4,231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지만 기관 등이 내던진 물량을 소화하기는 사실상 역부족이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미국 기술주들의 조정 국면과 맞물려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만큼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를 견인할 만한 임팩트가 부족했고 (투자자들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우월했던 만큼 이익실현에 대한 수요도 있었을 것"이라며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비교적 양호해 주가 조정은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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