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일본해 아닌 숫자 표기 방안…日 누리꾼 "한국 트집에"

입력
2020.09.22 11:08
수정
2020.09.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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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한국 언론 보도 인용해 IHO 방안 보도
"호칭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수습하는 목적 있는 듯"

반크에서 제작한 동해 단독 표기 지도. 반크 홈페이지 캡처

반크에서 제작한 동해 단독 표기 지도. 반크 홈페이지 캡처


국제수로기구(IHO)가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온 동해를 앞으로는 바다 이름이 아닌 번호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누리꾼들은 대체로 "한국의 트집이다", "일본 정부는 뭐했냐" 등 비판 의견을 나타냈다.

일본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등은 21일 세계 해양 명칭의 지침을 정하는 IHO가 앞으로는 모든 바다에 특정 이름 대신 고유의 숫자로 표기하는 방안을 내놓았다며 한국 연합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IHO는 이번 방안에 대해 디지털 시대에 숫자가 유용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호칭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수습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침에서 '일본해'가 숫자로 바뀌면 한국이 '동해' 병기를 위한 국제 사회의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일본 정부의 외교 실패", "어디로부터의 동쪽인가" 등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일본해가 고유 번호로 표기된다면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fum *****), "언제나 한국의 끈질긴 불평에 일본이 타협한다. 이런 대응은 그만 둬야 한다"(txb*****) 등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또 "동해(East Sea)는 어느 기준으로 동쪽이냐"(yaf *****, ykp *****, syn *****) 등의 의견도 많았다.

2012년 4월 시민단체 '독도수호국제연대 독도아카데미' 소속의 대학생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해의 일본해 표기를 지지하는 미국과 영국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4월 시민단체 '독도수호국제연대 독도아카데미' 소속의 대학생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해의 일본해 표기를 지지하는 미국과 영국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편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나 일본해가 아닌 '숫자 표기'로 결론이 나면 일본은 IHO 표기를 근거로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한국 정부는 숫자 표기가 확정되면 동해 표기 확산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지도에서 동해를 병기한 비율은 2002년 2.8%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4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 표준 제정으로 '일본해'로 쓰였던 지도가 자동으로 '동해'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동해 표시를 각종 지도 위에 표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얘기다. 또 지명을 '고유의 숫자로 식별하는 체계'로 바꾸는 새로운 국제표준 S-130이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되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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