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코앞인데…' 철인3종 선수는 왜 경쟁자를 기다렸나

입력
2020.09.21 17:15
수정
2020.09.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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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멘트리다(오른쪽)가 13일 산탄데르 트라이애슬론 대회 결승선 앞에서 길을 잘못 든 제임스 티아글을 기다리고 있다. 티아글은 멘트리다에 악수를 청하며 감사를 표한 뒤 결승선을 통과했다. 엘문도 유튜브 캡처

디에고 멘트리다(오른쪽)가 13일 산탄데르 트라이애슬론 대회 결승선 앞에서 길을 잘못 든 제임스 티아글을 기다리고 있다. 티아글은 멘트리다에 악수를 청하며 감사를 표한 뒤 결승선을 통과했다. 엘문도 유튜브 캡처

메달을 향해 피튀기는 접전을 벌이던 중에도 스포츠맨 정신을 발휘한 스페인의 한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선수를 향해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선수는 자신의 라이벌이 코스를 착각해 메달을 놓칠 위기에 처하자 결승선 앞에서 속도를 줄였고, 라이벌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도록 양보하는 미덕을 선보였다.

영국 B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스페인 출신의 철인3종경기 선수 디에고 멘트리다가 지난 13일 산탄데르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잘못 코스를 돈 경쟁자에게 순위를 양보하는 헌신적인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려져 박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영국 선수 제임스 티아글이 결승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코스를 이탈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뒤따라오던 갑자기 멘트리다는 티아글의 실수를 알아차리곤 바로 속도를 줄였고, 결승선 앞에서 티아글을 기다렸다. 티아글은 감사의 표시로 멘트리다에 악수를 청한 뒤 결승선을 통과했고, 그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멘트리다는 4위에 그쳐 메달을 놓쳤다.

멘트리다는 19일 자신의 SNS 계정에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이번 일은)우리 부모님과 클럽이 어렸을 때부터 내게 가르쳤던 것"이라며 "이런 일이 '평범한 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스페인 '엘 문도'에 따르면 상대의 실수를 기회로 삼지 않은 멘트리다의 모습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그에게 명예 3위상을 수여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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