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반란표를 잡아라"... 트럼프 탄핵 떠오르는 美 후임 대법관 임명

입력
2020.09.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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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서 존재감 과시한 '세 친구' 주목

밋 롬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어두운 표정으로 표결장으로 향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밋 롬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어두운 표정으로 표결장으로 향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사망 이후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 인선을 강행할 경우 의회 통과 여부에 모아진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일부 의원이 공개 반대하는 등 이탈이 시작돼 ‘스윙보터(부동층)’의 단속과 반란을 둘러싼 여야의 물밑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리사 머코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알래스카)은 20일 대선(11월 3일) 전 새 대법관 상원 인준 표결에 반대한다는 공식 성명을 내놨다. 그는 “나는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법관 인준 표결을 진행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줄곧 밝혀왔다”며 “안타깝게도 긴즈버그의 사망이 현실이 됐지만 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머코우스키 의원의 가세로 공화당 내 잠재적 반란표는 두 표로 늘었다. 앞서 전날 수전 콜린스 의원(메인)도 “새 대법관은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선택해야 한다”면서 이른 후임자 인선에 사실상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의원은 공화당에서 대표적인 낙태 찬성론자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의원은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증인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 필요성을 인정하며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새 대법관 인준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선 최소 4표의 반란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원 구도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3명이 이탈하면 찬성과 반대가 각각 각 50표로 동률이 되는데, 이 경우 상원의장을 겸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찬성표를 던져 인준을 가결시킬 수 있다.

유력한 이탈 ‘3번 타자’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 밋 롬니 의원(유타)이 꼽힌다. 그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나홀로 찬성표를 던진 이력이 있다. 표결 직전 연설에선 “우리가 헌법 의무에 등을 돌린다면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폴리티코는 “이들 의원은 주요 이슈에서 종종 진보에 합류한 진정한 스윙보터”라며 ‘세 친구(Three Amigos)’라는 별칭을 붙였다.

다음 임기가 불투명해진 의원들도 반란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코리 가드너 의원(콜로라도)이 대표적이다. 콜로라도주(州)는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질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의석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힘겨운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만큼 가드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통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은퇴를 앞둔 팻 로버트 의원(캔자스) 등 공화당 내 실용주의자들의 선택도 주목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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