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통합국방협의체에 "남한 평화타령은 구밀복검" 비난

입력
2020.09.21 07:07
수정
2020.09.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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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외선전매체, 한미공조 두고 "비열하고 무례한 짓"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11일 제18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11일 제18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군 당국이 최근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 관련 억제력 방안을 논의한 것을 두고 북한이 21일 "남한의 평화타령은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이라며 한미공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광고는 평화, 내속은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남조선 군부와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공조를 운운한 '맞춤형 억제 전략'은 있지도 않은 그 누구의 위협을 전면에 내걸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한다는 극히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전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한 망동이 끊임없는 북침 불장난과 전쟁 장비 증강 책동으로 정세가 악화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하여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며 "현 남조선 당국의 과거 언행을 살펴보면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평화에 대해 요란스럽게 광고를 해왔으나 현실이 보여주다시피 지금까지의 평화 타령은 한갓 기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보수정권 시기에도 엄두를 내지 못한 천문학적 액수의 군사비를 지출했다", "상전이 주도하는 각종 전쟁 연습에서 열성스레 참가하며 북침 핵전쟁 전략실현에 극구 편승한다" 등 남한 정부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두고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아울러 "구밀복검이라고 앞에서는 요사스러운 말장난을 부리고 뱃속에는 칼을 품는 것처럼 비열하고 무례 무도한 짓은 없다"며 "만일 남조선 당국이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 악화 상태를 더욱 위태롭게 몰아갈 군사적 망동을 계속한다면 과거 보수 정권들보다 더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 국방부는 9일, 11일 이틀에 걸쳐 제1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를 진행한 후 공동보도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의 효과적인 억제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전협정, 9·19 남북군사합의 등 관련 합의들을 이행하는 데 있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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