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멘토링부터 결혼까지... LH "임대주택 주민과 함께해요"

입력
2020.09.20 18:30
수정
2020.09.20 20:4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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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후원하는 대학생 멘토들이 지난해 3월 인천 소재 공공주택에서 입주 아동의 방과 후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후원하는 대학생 멘토들이 지난해 3월 인천 소재 공공주택에서 입주 아동의 방과 후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LH 제공

"소외되는 이웃 없이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인생을 함께합니다."

전국의 120만호 임대주택을 관리ㆍ운영하는 국내 최대 주거복지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LH)의 사회공헌은 임대주택 입주민을 먼저 향한다. 유년기부터 청년, 중장년기까지 생애 주기별로 맞춤형으로 임대주택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먼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동들은 방과 후 돌봄서비스를 제공받는다. LH는 임대주택 유휴시설을 '행복꿈터' 지역아동센터로 활용한다. 2010년 공부방 개설로 이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41곳을 마련했다. LH는 아이들을 위해 안정적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 프로그램 비용까지 지급하고 어린이 전용 도서관도 짓고 있다.

대학생 멘토와 아동을 연결지어 주는 '멘토와 꼬마친구' 사업도 진행 중이다. 주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장, 한부모 아동을 대학생 봉사자들이 매주 방문해 1대 1로 맞춤 학습 지도를 해주는 방식이다. 서울 지역 3개 대학 30여명이었던 대학생 멘토는 18개 대학 450명까지 늘었다. 멘티는 지난해 2,101명까지 늘어나는 등 아동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에 조성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 의 모습.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에 조성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 의 모습. LH 제공

LH는 입주 아동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힘쓴다. 2012년부터 임대주택 입주민 자녀가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1,936명에게 총 22억5,000만원이 지원됐다. LH 관계자는 "앞으로는 학업뿐 아니라 입주 자녀의 예체능 등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 학생을 발굴해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학 중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있다. 여름ㆍ겨울방학에 임대단지 맞벌이 가정, 저소득층 가정 자녀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행복한 밥상'이다. 임대단지 아동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조리 인력을 채용해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2005년 수원 매탄 국민임대단지에서 '엄마손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총 5만3,584명의 아동이 참여했다.

LH는 입주민 결혼까지 책임진다. 가정 형편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임대주택 입주민, 다문화가정 부부 등에게 결혼식을 열어 주는 '행복한 동행' 프로그램이다. 예식장뿐 아니라 예복과 예물, 주례, 웨딩촬영 등 예식에 필요한 요소를 한 번에 지원한다. 실제 반응도 좋아 지난해까지 228쌍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식을 치렀다. LH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결혼식에서는 멀리 외국에 사는 배우자의 부모님을 초청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교원자격증을 가진 60대 봉사자가 지난해 5월 경기 파주시 공공주택에서 아동의 방과후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교원자격증을 가진 60대 봉사자가 지난해 5월 경기 파주시 공공주택에서 아동의 방과후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중장년층을 위해선 창업 지원과 일자리 제공을 병행한다. 50세 이상 64세 이하 중년층에는 도시재생 분야 창업 지원 및 도시 재생 활동가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생 총 30명을 선발해 교육 및 실습을 진행했으며, 창업에 성공한 수료생에게는 사업화 지원금을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한다.

60세 이상에게는 '돌봄사원'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지금까지 총 1만5,000명에 달하는 돌봄사원이 전국 LH 임대주택 단지에 배치돼 6개월 동안 하루 4시간씩 △시설 안전점검 △환경 정비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 등을 수행했다.

교원 자격증을 갖춘 노인의 경우 임대주택 아동을 가르치는 '꿈높이 선생님'으로 일하기도 한다. LH 관계자는 "독거 어르신 가정에 가정용 스마트기기를 설치하고 사용법을 안내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매니저 등 업무 분야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후원하는 대학생 멘토들이 지난해 5월 겨기 성남시 소재 공공주택에서 입주 아동을 대상으로 방학 중 미술 수업을 진행 중이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후원하는 대학생 멘토들이 지난해 5월 겨기 성남시 소재 공공주택에서 입주 아동을 대상으로 방학 중 미술 수업을 진행 중이다. LH 제공

LH는 임대주택 입주민과 무관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난구호활동이다. 특히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집중호우 등을 맞은 수해지역 이재민을 집중 지원했다. 지난달에는 충북 충주시 등 5개 지역에 덤프트럭 등 수해 복구장비를 급히 보냈고, 대전 등 9개 지역에는 긴급 구호키트 2,102세트를 지원했다.

LH의 특색을 살려 이재민에게 주거 지원도 제공한다. LH 주거복지기획처는 지난달 10일 집중호우 주거 지원 방안 방침을 수립했고, 이에 따라 7개 지역 35가구가 주거 지원을 신청한 상태다. LH 관계자는 "2010년부터 재난시 복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포항 지진, 고성 산불 복구 작업에도 참여했다"면서 "올해는 특히 수해 복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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