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에 생긴 사마귀 ‘각막 구타타’, 시력 교정술 받을 때 주의해야

입력
2020.09.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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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교정술을 받기 전에 각막에 이상이 없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시력 교정술을 받기 전에 각막에 이상이 없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각막은 사물을 볼 때 빛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인체 조직이다. 각막 상피세포, 보우만층, 각막 기질, 데스메막, 각막 내피세포 등 5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네 번째 층인 데스메막(Descemet’s membrane)은 각막 내피세포에서 분비된 물질로 구성된 바닥막이다.

데스메막에 세포 분비 물질이 쌓이거나 손상돼 일부분이 두꺼워지면 마치 사마귀처럼 점점 커진다. 이를 ‘각막 구타타(Corneal guttae)’라고 한다. 각막 구타타가 있어도 별다른 증상은 없다. 하지만 악화되면 각막 부종과 각막 혼탁,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20, 30대 젊은이가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을 때 각막 구타타가 있으면 주의해야 한다. 각막 구타타가 있으면 라식 수술 후 시력이 다시 저하되거나 각막 부종, 각막 내피세포 손실, 세포 손상 등으로 각막이식술을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막 구타타가 있는 근시 환자도 가장 대중적인 레이저 시력 교정 수술인 '스마일(SMILE) 라식'으로 시력을 성공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마일라식은 근적외선 펨토초(1,000조 분의 1) 레이저를 활용, 각막에 레이저를 통과시켜 각막 안(실질층)에서 교정한 후 미세 절개창으로 각막 조각을 분리해 꺼내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김부기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과 정영택 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원장은 각막 구타타 환자를 대상으로 스마일라식을 시행해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성공적으로 시력을 회복했다는 임상 결과를 안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옵살몰로지(Clinical Ophthalmology)’에 발표했다.

의료진은 시력 교정 수술 전 정밀 현미경 검사에서 각막 구타타가 발견된 6명(12안ㆍ환자 평균 나이 33.17세, 남성 4명, 여성 2명)의 환자에게 스마일라식을 시행했다.

수술 1년 후 시력에 대한 임상 평가 결과 6명의 환자 모두가 1.0 이상의 양호한 시력을 보였고 각막 구타타가 더 악화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각막 내피세포의 밀도와 모양(육각형), 내피세포 크기 등 건강도 평가도 수술 전과 비교해 차이를 나타나지 않아 건강한 상태였다. 환자 모두 각막 부종이 없었고 교정 시력이 다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김 원장은 “일반적으로 라식이나 라섹, 스마일라식을 할 때 각막 두께나 수술 후 잔여 각막량에 관심을 집중하고 각막 구타타 같은 특이 상황을 간과하기 쉽다”며“젊은이 가운데 각막 구타타나 각막 혼탁 등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기저 질환이 앓을 수 있기에 시력 교정 수술 전후에 철저한 검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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