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인천 초등생 중태에 박남춘과 통화…"정부도 대책 마련"

입력
2020.09.16 19:50
수정
2020.09.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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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대면 수업에 '돌봄 사각지대' 수면 위로
정 총리 "의식 회복하길…재발방지 대책 서두를 것"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14일 오전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형제끼리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이 나 형과 동생이 크게 다쳤다고 인천 미추홀소방서가 15일 밝혔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주택 내부.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14일 오전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형제끼리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이 나 형과 동생이 크게 다쳤다고 인천 미추홀소방서가 15일 밝혔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주택 내부.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 대신 가정에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보호자 없이 스스로 라면을 끓여 끼니를 해결하려다 화재를 일으켜 중태에 빠진 인천 초등생 형제와 관련해 16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금 전 박남춘 인천시장과 통화를 해 아이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인천시의 긴급지원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복지 빈틈과 사각지대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 스스로 끼니를 챙기기 위해 일어난 일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정부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피겠다"며 "아이들이 하루 빨리 의식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 미추홀소방서에 따르면 어머니와 함께 사는 기초생활수급가정 아동인 형제 A(10)군과 B(8)군은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자택에서 라면을 끓이다 일어난 화재로 각각 전신 40%, 5% 화상을 입고 장기까지 손상돼 이틀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는 긴급지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 300만원을 의료비로 지급할 계획이다. 나머지 치료비는 형제가 입원한 병원 사회사업실이 후원하기로 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집을 수리하는 기간 공공임대주책을 제공할 예정이며, 주택 보증금 260만원 가량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에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내 초등학교 258곳이 돌봄교실을 운영, 이중 200여곳에서는 학교 급식을 배식하고 있으나 이 형제는 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 관련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모든 가정에 돌봄교실 이용을 적극 안내하는 등 후속조치를 할 방침이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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