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의 사과 있다면 한일 간 선택지 많아질 것"

입력
2020.09.16 20:00
오쿠조노 교수 "11월 한중일 정상회의 활용해야
현금화는 양국관계 파탄, 스가 외교의 색깔 기대"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오쿠조노 히데키(奧薗秀樹)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서의 한일관계에 대해 "당장의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있어 일본제철의 사과가 있을 경우 양국 모두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가 정권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나.

"이제까지 스가 총리의 한국에 대한 언급들은 정부 대변인으로서 한 것이다. 그의 외교 철학이나 태도를 분명히 드러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

-역대 최악이라는 한일관계를 물려받았는데.

"한일 역사 갈등은 그간 교과서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개별 사안에 국한됐다. 그러나 현재는 (국력 변화 등) 양국관계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측면이 커 총리 교체만으로 갈등이 해결되긴 어렵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역사 문제에 집착해 온 리더라 타협이 어려웠다. 이 중 한 명이 바뀐 만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강제동원 배상문제와 관련해 어떤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나.

"일본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 조치가 이뤄지면 양국관계는 파탄에 이른다. 일본에선 한국이 국교 정상화 당시의 '1965년 체제'를 지키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화해한 2007년 니시마쓰 판결 정신을 존중해 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한다면 양국 정부에도 선택지가 많아질 수 있다."

-아베 정권 계승을 말하는 스가 정권에서 가능한 일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선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에 비해 이념색이 옅은 스가 총리에겐 기대해볼 만하다. 조기 총선 등으로 명실상부한 스가 정권이 탄생한다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타협점을 찾으려 할 수 있다. 총리관저 주도의 아베 외교는 수출규제 강화 결정 등 단점이 많았다. 스가 외교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외무성 지한파 등 전문가 의견을 경청한다면 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11월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가 높다.

"스가 총리의 실질적인 외교 데뷔무대가 될 수 있다. 3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라 양자 외교처럼 성과에 대한 큰 부담 없이 한일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된다. 돌파구 마련의 기회가 되도록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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