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내각 절반이 아베 각료" 아베 최측근ㆍ동생 발탁

입력
2020.09.16 07:37
수정
2020.09.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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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인재 등용' 외쳤으나 스가 색깔 안보여
첫 입각 5명에 불과... 중의원 해산 염두 관측도

16일 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되는 스가 요시히데 자민당 신임 총재. 도쿄=AFP 연합뉴스

16일 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되는 스가 요시히데 자민당 신임 총재.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계승을 내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이 16일 공식 출범한다. 새 내각을 출범하는 것이지만 아베 총리의 측근들과 친동생을 발탁함으로써 '아베 시즌2'라는 비판이 나온다.

스가 자민당 총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 중ㆍ참의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을 통해 지병 재발로 사의를 표명한 아베 총리를 잇는 제99대 총리로 선출된다. 중ㆍ참의원 구성상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양원 모두 과반을 확보하고 있어 스가 총리 선출은 확실한 상황이다. 스가 신임 총리는 지명 이후 새 내각을 공식 발표한다. 그는 총리관저에서 첫 각의(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한다.

새 내각의 면면을 보면 20명의 장관 중 직전 아베 내각 인사가 11명에 달하고 아베 총리 측근들이 요직에 그대로 중용됐다.

지난 7년 9개월에 걸친 아베 정권에서 스가 신임 총리(당시 관방장관)와 함께 지탱해온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장관 등 8명이 유임됐다.

‘스가의 입’이자 총리관저의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관방부(副)장관 출신으로 아베 총리와도 가까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장관이 낙점됐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장관은 행정개혁장관으로 낙점되면서 자리 이동했다. 스가 내각에 포함된 20명 중 직전 아베 내각에서 유임(8명)되거나 자리 이동(3명)한 경우가 11명에 달한다. 스가 총재는 앞서 "총리가 교체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내 정책에 맞는 인재를 등용하겠다"며 '개혁 의지'와 '일할 수 있는 인재'를 강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분명한 ‘스가 색깔’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고노 장관의 후임으로는 중의원 안보위원장 등을 역임한 기시 노부오(岸信夫) 중의원 의원이 첫 입각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으로 외가에 양자로 들어가 아베 총리와 성(姓)이 다르다. 기시 의원을 포함해 스가 내각에서 첫 입각한 인사는 5명이다. 이밖에 가토 후생노동장관(관방장관 이동 예정) 후임으로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전 후생노동장관을 재기용하는 등 이번에 다시 입각한 각료도 5명이다. 여성은 유임된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장관과 재기용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법무장관 2명에 불과하다.

신 정권 출범에도 중폭 개각을 통해 이전 각료들을 그대로 중용했고, 당내 파벌의 균형을 맞췄다는 점에서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의원 해산을 염두에 둘 경우 판을 크게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후 조기 총선 압승을 통해 구심력을 확보한 다음에야 스가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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