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불공정’ 프레임 씌우는 野, ‘드루와특위’ 발족

입력
2020.09.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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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포털공정대책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포털공정대책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15일 ‘포털공정대책 특위’, 이른바 ‘드루와 특위’를 가동시켰다. 카카오 측에 “들어오라”고 한 문자가 공개돼 ‘포털 장악’ 논란을 불러온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특위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 윤 의원 문제까지 관통하는 ‘공정’ 이슈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포털공정대책 특위 임명장을 수여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 동안 포털 공정성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청와대 공보수석(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 의원의 갑질 문자로 국민적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앞에서는 소통과 협치, 정의와 공정을 말하면서 뒤로는 초선 의원을 앞세워 포털 검열을 조종하는 이중성이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특위 위원장은 판사 출신인 4선 김기현 의원이 맡았다. 김 위원장은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 의원이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동본부장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활동한 만큼, 현 정부 들어 포털 뉴스 조작은 물론 지난 드루킹 사건과 윤 의원의 연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당사자 '드루킹'과의 연관성을 거론한 것이다. 특위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별도 조직을 띄워 포털의 공정 여부를 파헤치기로 한 것은 윤 의원 문자 때문이다. 그간 심증만 있던 문재인 정부의 포털 장악을 뒷받침할 만한 단서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이 이슈가 조국 전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여권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불공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화력을 끌어올리는 이유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젊은 세대가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공정 이슈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불공정 바이러스 슈퍼 전파자”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위 이름에 ‘공정’을 넣은 것도 ‘여권=불공정’이란 프레임을 공고히 하려는 뜻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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