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하나된 세상을 위하여

입력
2020.09.18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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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ing for Change(9.18)

전 세계 거리 음악인들이 따로 또 함께 노래하는 프로젝트 'Playing For Change'의 멤버들.

전 세계 거리 음악인들이 따로 또 함께 노래하는 프로젝트 'Playing For Change'의 멤버들.


존 레넌이 '모든 인류가 평화롭게 (…) 모든 걸 공유하는 세상'을 노래(Imagine, 1971)한 이래, 수많은 이들이 거기에 공명했다. 만 30년이 지난 2002년 미국 음악프로듀서 마크 존슨(Mark Johnson) 등이 시작한 음악 프로젝트 'Playing For Change(PFC)'도 그 중 하나였다.

PFC는 1회성 행사가 아니고, 유명 가수가 아니라 무명의 거리 음악인들이 주역이라는 점이 특별했다. 그들은 뮤지션들이 따로 노래하고 연주한 음악을 엮고 포개서, 다시 말해 네트워킹해서,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기획과 제작은 그들이 했지만, 시동을 건 것은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의 거리뮤지션 로저 리들리(Roger Ridley)였다. 2005년 리들리의 거리공연을 우연히 보고 그의 '강렬한 소울'에 매료된 존슨이 "그 목소리로 왜 여기서 노래하냐"고 물었더니 자칭 '조이(Joy) 비즈니스맨' 리들리가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PFC의 첫 작품 'Stand By Me'가 그렇게 탄생했고, 리들리는 그해 11월 암으로 별세했다.

그들은 세계를 누비며 녹음ㆍ녹화해 수백 편의 멀티미디어 뮤직 영상을 제작했고, 그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A Cinematic Discovery of Street Musicians'로 2008년 우드스톡 필름 페스티벌에서 수상했다. 지금껏 50여개국 1,000여명의 뮤지션을 발굴했고, 'PFC 밴드'를 결성해 4개 음반을 만들었으며, 수익금과 기부금으로 비영리 PFC재단을 설립해 아프리카 등 11개국에 청소년 음악학교 15곳을 만들었다.

재단은 2011년 유엔 국제평화의 날(9월 21일)을 전후한 토요일을 'PFC의 날'로 정해 매년 공연하며 '노래로 하나되는 세상을 다시 상상하자(re-imagine)'고 외친다. 수많은 스타 뮤지션들이 그 뜻에 동참했고, 지난해 9월 18일에는 링고 스타와 로비 로버트슨이 거리 음악인들과 함께 'The Weight'를 불렀다. 올해 PFC의 날(9월 25일) 행사는 온라인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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