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선물로 집을 장만?

입력
2020.09.16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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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스마트폰 시대의 해프닝 (9.16)

2016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이폰 7 출시 이벤트 장면. Getty Image

2016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이폰 7 출시 이벤트 장면. Getty Image


2016년 9월 16일 '아이폰 7'이 출시되고 약 한 달 뒤, 중국 SNS는 한 여성의 '아이폰 재테크' 논란으로 북새통이 됐다. 한 여성이 남자친구 스무 명에게 '아이폰 7' 선물을 요구해 받은 뒤, 그것들을 박스도 뜯지 않은 채 유명 중고사이트에 12만위안(약 2,000만원)을 받고 팔아 가족이 살 집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다. 중국 선전(深?)의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의 장녀라는 그 여성은 노부모와 동생들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그 '방법'을 구상했고, 도시 변두리지만 자그마한 집을 사서 멋지게 성공했다.

영국 BBC가 그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취재해 그해 10월 뉴스로 보도하면서, 지어낸 얘기만은 아니란 게 확인됐다. 중고사이트(Hui Shou Bao) 대변인은 기자에게 '실제로 10월 초 한 여성에게서 신형 아이폰 20대를 대당 6,000위안에 구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 7의 미국 출고가는 849달러(256GB 기준), 한국 가격은 113만원이었다.

사연이 알려진 건 '샤오리(Xiaoli, 가명)'라는 주인공의 한 지인이 인터넷 블로그에 소개하면서부터였다. 샤오리가 새 집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며 어떻게 장만하게 됐는지 직접 들려줬다는 것.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남자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는 것과 "하지만 샤오리가 정말 그 방법으로 집을 샀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남자 친구를 스무 명이나 둔 것도 믿기지 않지만, 출시된 지 보름여 만에 신형폰 스무 대를 선물로 받는 게 가능하냐는 의심, 불법은 아니니까 존경할 만한 재테크 수법이라는 수긍, 돈 많은 남자 친구 만드는 비법을 알려 달라는 요청, 물론 부도덕하다는 비난도 있었다. 한 매체는 '모든 게 허구일지 모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BBC 인터뷰 요청에 그 여성은 "이미 지역 언론 등쌀에 지쳤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했다고 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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