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결승은 '인종차별 항의' 오사카 vs '엄마 파워' 아자렌카

입력
2020.09.11 15:26
수정
2020.09.11 18: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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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US오픈 결승에 진출한 오사카 나오미. EPA 연합뉴스.

2020 US오픈 결승에 진출한 오사카 나오미. EPA 연합뉴스.


올해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340만2,000달러) 여자 단식 결승은 오사카 나오미(9위·일본)와 빅토리야 아자렌카(27위·벨라루스)의 대결로 압축됐다.

오사카와 아자렌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단식 4강전에서 각각 제니퍼 브레이디(41위ㆍ미국)와 세리나 윌리엄스(8위ㆍ미국)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오사카와 아자렌카의 결승전은 13일 오전 5시에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다. 둘의 대결은 이번이 3번째다. 상대 전적은 오사카가 2승 1패로 조금 앞서 있다. 2016년 호주오픈에서는 아자렌카가 이겼지만 2018년, 2019년에는 오사카가 승리했다.

이번 대회 결승은 두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기다. 오사카가 승리하면 2018년(US오픈)과 2019년(호주오픈)에 이어 3년 연속 메이저대회 단식 세 차례 우승 기록을 세운다. 이는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세운 새로운 기록이 된다. 이전엔 중국 출신의 리나(은퇴)가 2011년(프랑스 오픈)과 2014년(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오사카는 특히 이번 대회 1회전부터 매 경기 미국 내 인종 차별 희생자들의 이름을 마스크에 새기고 출전 중이다. 그는 1회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 “이 경기는 전 세계로 중계된다.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중계를 보다가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마스크 착용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승전까지 총 7장의 마스크를 준비해서 (준비한 7명 희생자의) 이름을 다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그의 계획대로 결승에 오르게 됐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직전 출전했던 웨스턴 서던 오픈 때에는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미국 위스콘신주)가 경찰 총격을 받은 사건에 항의해 4강전에서 기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빅토리아 아자란카.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빅토리아 아자란카.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이에 맞서는 아자렌카가 우승하면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단식을 제패하는 네 번째 ‘엄마 선수’가 된다.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1973년 호주오픈에서 최초로 ‘엄마 챔피언’이 됐고, 같은 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후 이본 굴라공(은퇴·호주)이 1980년 윔블던에서 두 번째로 엄마 챔피언이 됐다.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는 2009년과 2010년(이상 US오픈) 그리고 2011년(호주오픈) 우승했다. 아자렌카는 2012년과 2013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했으며, US오픈에서는 2012년과 2013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2016년 12월 엄마가 된 이후에는 2017년 윔블던 16강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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