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만의 4차 추경... "847조 나랏빚 누가 감당하나"

입력
2020.09.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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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0년 4차 추경예산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0년 4차 추경예산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국가채무는 올해 846조9,000억원까지 치솟게 됐다.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비율도 기존 43.5%에서 43.9%로 더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을 또 경신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 관리를 위해 조만간 `재정 준칙` 등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내년에도 대규모 적자재정을 편성한 상태라 국가 재정상황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악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안을 확정했다. 정부가 추경을 한 해 네 차례나 하는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가 4차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7조5,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기로 한 만큼 올해 나랏빚은 기존 839조4,000억원에서 846조9,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정부는 올해 세 차례 추경을 하면서 이미 34조2,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국가채무비율 역시 43.5%에서 43.9%로 늘어나게 됐다. 올해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비율은 39.8%에 불과했으나 4차례 추경 끝에 한 해 사이에만 4%포인트나 급상승하게 된 것이다. 내년 국가채무도 당초 전망치 945조원에서 952조5,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국가채무비율 역시 46.7%에서 47.1%로 상승하게 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기 회복을 위해 올해 4차례 추경 편성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 재정 여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만큼, 이달에 재정준칙을 발표하는 등 재정 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 역시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대규모 적자 예산으로 편성돼, 국가 재정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89조원 넘는 역대 최대 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하며 올해보다 8.5% 증가한 555조8,000억원의 내년 본예산을 최근 확정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어려운 시기에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나랏빚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라며 "구속력 있는 재정 준칙 등 실질적 대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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