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는 공존을 꿈꾼 개혁가였다

입력
2020.09.09 16:07
수정
2020.09.09 17:15
25면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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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천체물리학자 마이클 H 하트는 그의 저서 '랭킹 100: 세계사를 바꾼 사람들(The 100: A Ranking of the Most Influential Persons in History, New York: Hart Publishing Company Inc. 1978)'에서 인류 역사를 바꾼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을 선정하고 그들 중에서 첫 번째 인물로 선지자 무함마드를 선택하였다. 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많은 독자들이 의아해하며 부정적 질문을 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그를 선택한 이유는 인류 역사상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무함마드만큼 큰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서기 570년 무함마드가 태어날 당시 아라비아 반도는 다신 교도와 우상 숭배자, 미신과 점성술, 도박과 난혼이 그 사회를 지배하는 무지와 혼란의 시대였다. 여성은 매매나 물물교환의 대상이었고 여아의 출생을 수치와 불명예로 여겨 생매장을 하였다. 그리고 부족들은 오아시스를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전쟁을 일으켜 약탈과 살육이 일상이었던 약육강식의 시대였다.

이러한 무지의 시대에서 문명의 시대로 전환된 혁명적인 사건이 바로 무함마드의 등장이었다. 그의 등장은 암흑에서 광명으로, 그리고 혼란과 무질서에서 법과 도덕적 삶이 지배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었다. 그는 꾸란을 계시받아 유일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신정 국가의 기틀을 세웠으며 뿔뿔이 흩어져 전쟁을 일삼던 부족들은 단결과 일치, 그리고 절제와 규율에 의해 통치되는 문명국가를 건립하였다. 이러한 혁명적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가 40세에 첫 계시를 받아 이슬람의 진리를 전하고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당시 이슬람은 이미 아라비아 반도를 넘어 중앙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국에까지 알려지게 되는 대이변을 낳았던 것이다.

무함마드가 2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아라비아 반도에서 이변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의 사도이자 선지자로서 그리고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그 시대의 사회적 병폐를 바르게 잡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다른 종교와 다른 문화가 함께 살 수 있는 공존의 틀을 만들었다. 그래서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을 ‘성서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는 또한 공정한 부의 분배를 통해서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예우하도록 하였으며 노력없이 얻어지는 이자를 금했다. 그리고 그는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였고 이전에 없었던 유산상속법이 여성에게도 적용되도록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여성들에게도 사유재산이 인정되었고 나아가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다. 또한 그는 가정 파괴와 사회악을 초래하는 부정한 행위들을 강력히 금지하였다. 그래서 사회에 만연해 있던 살인과 간음, 도둑질과 음주, 도박 등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들에 대하여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선지자 무함마드의 강력한 개혁의지는 민족과 종교,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여 아라비아 반도에 공존의 기틀을 세웠고 법과 질서에 의해 지배되는 문명의 시대로 이끌 수 있었다. 이후 그의 영향력은 문명의 암흑기로 불렸던 중세시대를 이슬람 문화라는 황금기로 장식하였으며 오스만 터키 제국의 영화는 근대 산업혁명의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그의 강력한 지도력의 근간에는 유일 신앙의 바른 가르침인 이슬람 경전 꾸란이 있었다. 꾸란의 가르침에 기초한 그의 인간적이고 모범적 삶은 후세에 본보기가 되어 사람들에게 애착과 존경의 대상이 되었으며 나아가 무슬림들의 신앙 실천에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 이슬람은 신도수가 18억명을 웃도는 세계적인 종교로 우뚝 서게 되었다.

작금에 지구촌 곳곳에서 보여지는 인종차별과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보면서 1,400여년 전 인류의 평화와 평등을 위하여 외친 그의 마지막 설교는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

“인류는 모두가 아담과 이브의 자손으로 한 핏줄을 이어받은 형제입니다. 아랍인이 비아랍인보다 우월하지 않으며, 또한 비아랍인이 아랍인보다 우월하지 않습니다.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지 않으며 흑인 또한 백인보다 우월하지 않습니다. 우열은 오직 하나님을 믿는 경외심(Al-Taqwah)에 있습니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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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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