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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압도적 지지 '달콤한 독배' 받아든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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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8ㆍ29 전당대회에서 60.77%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이해찬 전 대표의 2018년 득표율(42.88%)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2015년 당대표 경선 득표율(45.3%)을 훌쩍 넘겼다.
이 대표의 높은 득표율은 민주당 주류인 친문재인계가 일단 그의 손을 들어 줬다는 뜻이다. 당권부터 잡고 대권을 잡겠다는 이 대표의 구상이 1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친문계의 지지가 급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당대회 결과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친문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확인시켰다. 다만 '친문 표심'은 언제든 표변할 수 있다. 이 대표와 이 지사 모두 열성 친문계가 보기엔 '확실한 우리 편'이 아니다.
이번 당 대표 경선은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당선자를 내는 방식이었다. 이 대표는 강성 친문계가 대거 포진한 권리당원 투표에서 65%를 득표했다. 경쟁자인 김부겸(14.76%) 전 의원과 박주민(21.51%) 의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대의원 투표에서도 이 대표는 57%를 얻었다. '민주당 주류의 선택'이 이 대표였다는 얘기다.
'김대중 전 대통령 키드'인 이 대표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 때의 선택은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꼬리표로 남았다. 전당대회 결과로 이 대표는 걱정을 덜게 됐다. 이 대표측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친문계를 포함해 전체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이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심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원팀 마케팅' 전략을 썼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돕겠다”고 몸을 낮췄다. 당 대표에 오른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자가격리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친문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친문 핵심'인 박광온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 김영배 의원을 정무실장에 인선했다. 2015년 당대표에 당선된 뒤 '자기편'을 늘린 문 대통령과 같은 전략이다.
민주당은 2017년 대선 경선 때 당원과 당원이 아닌 국민에 똑같이 1인 1표를 주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했다. 국민 여론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민주당 열성 지지층의 '조직표'는 여전히 승부를 결정짓는 변수다. 대선 경선 당시 친문 지지층이 경쟁 후보에 '문자폭탄'을 날려 문재인 당시 후보의 표현 대로 '양념 논란'이 빚어진 것은 친문 지지층의 '화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친문계 권리당원의 조직표'가 좌우하게 된다. 이 지사의 마음이 급해지는 대목이다.
민주당 지도부 구성도 이 지사에 유리하지 않다. 전당대회 결과 최고위원에는 김종민ㆍ양향자ㆍ신동근ㆍ노웅래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이 당선됐다. 거의 모두 친문 성향이다. 당 주류와 종종 각을 세운 이원욱 의원, 이재명 지사와 가까운 소병훈 의원은 낙선했다. 특히 이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1위(17.39%)를 했음에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최하위(5.28%)를 얻어 선거에서 떨어졌다. 권리당원들이 이 지사에게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에게도 친문계의 지지가 마냥 달가운 건 아니다. 친문계 표심과 중도층 표심은 서로를 배척하는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 정부에 쓴소리를 하면서 중도층의 지지를 얻었는데, 전당대회 동안에는 친문계를 의식한 정치공학적 모습으로 중도 민심을 잃은 측면이 있다”며 “이 대표가 계속 친문 지지층의 눈치를 볼 경우 지지층 확장에 한계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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