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공소장에 "이동재 통화 녹음 파일 발언자는 한동훈" 적시

입력
2020.08.11 12:44
수정
2020.08.11 14: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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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기간 중 이동재-한동훈 통화ㆍ메시지 327회"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채널A 기자 이모씨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채널A 기자 이모씨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이동재(35ㆍ구속기소) 전 채널A 기자가 범행 기간 중 한동훈(47) 검사장과 총 327회에 걸쳐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기자가 이철(55ㆍ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에게 제시한 통화 녹음 파일 및 녹취록에 등장하는 ‘검찰 고위층’도 한 검사장이라고 수사팀은 특정했다.

11일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올해 1월 26일부터 3월 22일까지 한 검사장과 전화통화(15회)와 보이스톡(3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총 327회에 걸쳐 계속 연락을 취했다. 해당 기간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서신을 보내거나,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모(55)씨와 연락 또는 만남을 가졌던 시기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지씨를 만나 ‘익명의 검찰 고위 간부’를 언급하며 제시했던 통화 녹취록 및 녹음 파일의 발언 당사자도 ‘한동훈 검사장’이라고 결론 내리고, 이를 공소장에 기재했다. 예컨대 지난 3월 13일 이 전 기자가 지씨에게 보여 준 대화 녹취록은 3월 10일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과 10분가량 나눴던 보이스톡 통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검찰은 이 전 기자가 3월 22일 지씨에게 들려 준 음성 파일에 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도 한 검사장이라고 봤다. 당시 이 전 기자는 “검찰 고위층과의 통화 녹음 파일을 들려주겠다”면서 지씨와 약속을 잡았고, 실제로 만나서는 “윤석열 최측근, 한 머시기라고 있어요”라면서 대화 녹음 파일을 지씨가 듣도록 했다. 해당 파일에 등장하는 “기본적으로 보면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검찰 쪽을) 연결해 줄 수 있지” “범정을 접촉해” 등의 발언을 한 당사자를 ‘한동훈’이라고 공소장에 적은 것이다.

검찰은 또, 이때 이 전 기자가 지씨에게 ‘한 검사장과의 통화’라는 힌트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 사람은 이제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장 최측근이고, 발언권은 굉장히 센 사람이고, 특수사건에 대해 굉장히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던 부분이다. 수사팀은 해당 대화의 경우, 이 전 기자가 3월 20일 약 7분간 한 검사장과 통화한 내용이라고 봤다.

다만 이 전 기자 측은 이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전 기자는 녹취록 또는 녹음파일에 나오는 대화 상대방에 대해 “한 검사장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앞서 그는 채널A의 자체 진상조사를 받을 땐 ‘3월 13일 녹취록’에 대해 “100% 창작한 것”이라고 했다. ‘3월 22일 녹음파일 및 녹취록’에 대해선 한 검사장이 맞다고 시인했다가, 변호인 선임 이후엔 “제3자의 목소리”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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