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시킨 태풍 '장미' 그냥 시들어…'복구현장은 애로'

입력
2020.08.10 21:5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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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인 1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거센 파도가 치고 있다. 뉴스1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인 1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거센 파도가 치고 있다. 뉴스1

한반도를 잔뜩 긴장케 했던 제5호 태풍 ‘장미’가 10일 경남 통영 인근에 상륙, 울산 앞바다에서 소멸했다.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폭우로 수해 현장의 생채기가 아물기도 전에 비를 뿌리면서 복구 작업을 어렵게 했다.

이날 오후 1시쯤 가장 먼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도에서는 공식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제주 서부지역인 고산리 0.2㎜, 제주시 4.2㎜, 서귀포시 22.8㎜ 등 미미한 강수량을 기록했다. 동부 성산읍에 61.9㎜의 다소 많은 비가 내렸지만 피해는 없었다. 바람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초속 1∼5m를 기록했다.

해운대 등 부산에도 국지적 강풍과 비가 쏟아졌으나 이내 그쳤다. 장미의 길목이었던 제주도, 부산, 울산에서도 모두 별다른 피해가 접수되지 않았다. 태풍 영향으로 경기와 영호남 지역에 호우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됐지만 해당 지역에서도 직접적 피해는 없었다.

다만 제주공항과 김해공항은 서울노선을 비롯한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90여편이 취소됐다. 부산항에는 선박 650여척이 피항했고,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도 입출항이 전면 통제됐다.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 날씨는 실종자 구조 수색, 침수 복구 등의 작업을 어렵게 했다. 수자원공사와 경남 창녕군 등은 이날 비가 내리는 조건에서도 이방면 낙동강 제방 복구 공사를 이틀째 진행했다. 창년군은 “추가 호우시 제방의 추가 유실이 우려됐다”며 “약한 태풍이라는 사전 정보에 따라 비를 무릅쓰고 복구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도심 전역이 물에 잠겼던 전남 곡성과 구례, 경남 하동 등 지역에서도 태풍이 뿌린 비 때문에 복구에 애로를 겪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 기준, 지난 7일부터 광주ㆍ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로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지난 1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31명, 실종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사망 4명ㆍ실종 2명) 등 수난사고 인명피해는 제외된 수치다. 이재민은 11개 시도에서 4,047세대 6,976명으로, 이 가운데 3,411명은 여전히 친인척 집이나 체육관, 마을회관 등에 머물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큰 피해를 본 남부지방 4개 시도에 특별교부세 6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전남과 전북에 각 20억원, 광주경남에 각 10억원이다.


박민식 기자
부산= 권경훈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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