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밟혔다”… 서울ㆍ수원, 반등 향해 ‘꿈틀’

입력
2020.08.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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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강원FC 경기 전반전 서울 정한민이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스1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강원FC 경기 전반전 서울 정한민이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숱하게 밟힌 FC서울과 수원삼성이 꿈틀했다. 2020 시즌 반환점을 돌기 전 감독 사임이란 악재를 맞은 두 팀은 감독 대행 체제서 분전하며 승점을 쌓고 있다. 최하위 인천과 격차가 커 강등 걱정은 덜어 놓은 상황, 남은 7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스플릿까지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명가 재건’까지는 멀고 먼 얘기지만, 일말의 자존심은 지키겠단 각오다.

서울과 수원은 2020 K리그1(1부리그) 15라운드에서 각각 까다로운 상대를 맞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지난달 30일 최용수 감독이 사퇴한 서울은 7일 강원과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앞선 성남전(2-1 승)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지난달 마지막 경기인 전북전까지 3연패를 기록하며 ‘인천과 잔류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는데, 공교롭게 최 감독 사임 후 팀 분위기는 급반전 했다.

김호영(51) 감독대행 체제로 시작한 ‘8월의 서울’은 7월 이전까지의 팀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독일 무대에서 국내로 돌아온 2014년부터 상주 입대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서울 유니폼을 입었던 윤주태(30)는 성남전 멀티 득점으로 팀에 귀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윤주태는 7일 강원과 홈경기에서 또 한번 빠른 역습 전개 능력으로 정한민(19)의 결승골을 도왔다. 두 번째 득점 상황에선 김진야(22)의 빠른 드리블과 한승규(24)의 마무리 능력까지 돋보였다.

지난달 중순 이임생 감독이 사퇴한 수원도 짠물 수비가 살아나면서 선두 울산을 꽁꽁 틀어막았다. 수원은 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전에서 골키퍼 양형모(29)의 맹활약과 캐나다 용병 수비수 헨리(27) 등 안정된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점 1을 쌓았다. 이날 울산은 ‘골무원’ 주니오(34)를 비롯해 이청용(32), 윤빛가람(30) 등 주축 공격자원을 총출동해 전반에 5차례, 후반엔 무려 12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단 한 차례도 수원 골 문을 열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이임생 감독 사퇴 후 주승진(45) 감독대행 체제에서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19일 성남전(0-1 패) 25일 광주전(1-0 승), 지난 2일 대구전(0-1 패), 이날 울산전까지 4경기에서 단 2점만 실점했다. 승점도 4점을 따내며 7월 중순까지 보인 무기력함을 털어냈다.

공교롭게도 감독 퇴진 직후부터 서울은 그간 움츠렸던 공격진들이 살아났고, 수원은 골키퍼를 포함한 수비라인 집중력이 한결 높아진 모습이다. 내리 2연승을 거둔 서울, 최대 고비를 넘긴 수원은 남은 7경기에서 강원, 광주, 부산 등과 상위스플릿(1~6위) 진입 경쟁에 돌입할 태세다. 조금 더 유리한 쪽은 김호영 감독대행이 P급 지도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서울. 주승진 감독대행이 P급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 이임생 감독 사퇴일로부터 60일 이내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수원은 9월 중순까진 새 감독을 선임해 남은 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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