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도 윤희숙 때리기 "임차인 걱정하는 척 임대인 챙기기"

입력
2020.08.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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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전환 가속화된다는 윤 의원 주장 근거 없어"
"하나같이 임대인 인센티브 정책… 임차인 걱정해달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관련 법안 심의가 진행된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관련 법안 심의가 진행된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안팎에서 최근 화제가 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5분 발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박이 잇따르고 있다. 박범계 의원과 윤준병 의원에 이어 이번엔 김남국 의원까지 가세했다.

김 의원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차인 걱정하는 '척' 하면서 임대인 챙기자는 주장만 하고 지적 말고, 진짜 어려운 임차인을 더 걱정해주시면 좋지 않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윤 의원님께서 평생 임차인으로 어렵게 살면서 내 집 마련을 꿈꿔온 분인 줄 알았다"며 "며칠 전까지는 다주택자였고, 현재는 임대인이면서 서초구 갑에 출마를 위해 불과 몇 달 전에 임차인이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의원님 글 내용에 부합하는 말은 '저는 임차인입니다'가 아니라 '저는 임대인입니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임대차 3법으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 된다"는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논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30년 전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 가격이 올랐으니까 4년 뒤에도 전세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제부터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며 "근본적으로 '가격 결정'은 주택 가격, 임대주택의 수요와 공급, 물가상승률, 기타 경제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또 "시장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임대인이 갑자기 돌변해서 친척에게까지 공짜로 집을 빌려준다는 것은 좀 생뚱맞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임대인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임대차 3법 때문이 아니라 저금리와 목돈을 지키면서 굴릴만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임대차 3법 개정안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임대차 3법 개정안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임대인이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며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 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은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등을 점검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하나같이 임대인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임차인 보호 강화를 국가의 부담으로 한다는 것이 어떻게 임대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 제공으로 이어지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로소득 없이 임대로 생계를 꾸리는 고령의 임대인은 그대로 월세를 받으면 될 것 같은데, 이분에게 무엇을 더 배려한다는 것인지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임대인 걱정하는 만큼 임차인도 함께 걱정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이번 임대차 3법 개정안은 임대인에게는 다소 불편하고 일부 손해도 있을 수 있는 법이겠지만,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차 3법으로 인한 부작용을 침소봉대해 혼란과 불안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부작용을 최소하고 수용하는 방향으로, 임대인에게 화내라고 부추길 것이 아니라 이해를 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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