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모임 방역 수칙 어겨”... 이라크서 2차귀국 노동자 18명 확진

입력
2020.08.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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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전세기편으로 추가 귀국한 건설 근로자 1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한 홍천 캠핑장 참가자들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추가 감염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귀국한 이라크 건설 근로자 72명 가운데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4명은 전날 검역소에서 확진됐고, 4명은 이날 임시생활시설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54명 중 49명은 음성, 5명은 현재 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라크 건설 근로자들은 카타르항공 QR7487편으로 전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도착 당시 72명 중 31명(43%)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4일 군용기로 이라크 근로자 293명을 데려왔으며, 이 중 7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등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음성 판정을 받은 216명은 건설경영연수원, 사회복무연수원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서 오는 7일까지 격리 생활을 한다.

방대본은 강원도 홍천의 야외 캠핑장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는 기존 9명 외에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대본이 현재까지 확진자 9명의 접촉자 102명을 진단검사한 결과 68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에는 캠핑장 운영자 1명과 캠핑장 이용자 18명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34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홍천 캠핑장 모임에서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장을 봤고, 캠핑 기간 중 여섯 가족이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 중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캠핑 모임 18명 중 50%인 9명이 확진됐고, 다른 9명은 현재 음성이지만 잠복기 14일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뒤 확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서도 우리와 유사한 캠핑 감염 사례가 있는데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률은 44% 정도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실외라도 근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 상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식사 외에 노래 부르기라든지 여러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방대본은 32개 병원에 있는 중증ㆍ위중 환자 106명에게 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 수입된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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