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천 통제, 부산 동천 범람에 산사태까지  ... 전국 비 피해 속출

입력
2020.07.23 22:45
수정
2020.07.2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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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9시 기준 인명구조 16명, 대피 18명


국부산에 호우 경보가 발효된 23일 연제구 연산동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겼다. 부산경찰청 제공

국부산에 호우 경보가 발효된 23일 연제구 연산동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겼다. 부산경찰청 제공


23일 전국에서 퇴근 시간대에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빌라 건물을 둘러싼 1.5m 높이 담장 일부가 무너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강풍으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졌다. 오후 6시 10분께 은평구 갈현동의 한 2차로 도로에 있던 가로수 한 그루도 바람에 뽑혀 도로를 막았다. 오후 6시 40분께 종로구 평창동 북악스카이웨이 도로 위에도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교통 통제도 잇따랐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서울에선 이날 오후 9시 45분 기준 서울 중랑천 동부간선도로 마들지하차도~성동교 구간이 통제됐다. 이날 오후 6시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서울에 많은 비가 쏟아져 중랑천 수위가 오른 탓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20분께 하남방향 올림픽대로 성산대교와 양화대교 구간 1차로도 통제했다. 1차로에 물이 많이 고여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한 조처다. 이날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울 서초구엔 약 125㎜의 비가 내렸다.

정릉천과 홍제천 그리고 불광천 등 서울 시내 주요 하천들도 출입이 통제됐다. 김포와 양양 공항 등에선 폭우로 비행기 11편이 결항했다. 목포~우이도 구간 등 여객선 12개 항로가 통제돼 뱃길도 막혔다.

호우 경보가 내린 부산에선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 간선도로인 중앙대로 일대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등 도시철도 역사가 폭우에 잠겼다.

폭우가 쏟아붓는데다 만조까지 겹치면서 북항 앞바다로 이어지는 부산 동천이 또 범람했다. 동구 자성대아파트를 비롯, 50여명의 주민들이 동구 자성대 노인복지관 대강당으로 긴급 대피했다. 광안동, , 반여동 일대 일부 산사태도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9시까지 해운대 175㎜, 북항 151.5㎜, 남구 148.5㎜ 등 부산 전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인천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운전자가 고립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주택 침수와 창문 파손, 차량 고립 등으로 인한 비 피해 36건이 접수됐다. 앞서 오후 3시50분께엔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의 한 빌라 지하가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인천(승봉도)에 내린 누적강수량은 211㎜에 이른다.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충남에도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81㎜의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서산에선 서산시 지곡면의 논 100ha 이상이 침수됐다. 태안군 태안읍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물에 잠겨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지리산은 이날 오후부터 지리산 입산은 금지됐다. 지리산과 남해안 일대 등 경남에선 주말까지 최대 2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까지 전국에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400㎜ 이상 비가 내릴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16명이 비 피해를 봐 구조됐다"고 밝혔다. 18명의 주민은 폭우로 집을 피해 대피하기도 했다.

부산ㆍ울산ㆍ경남 등 3개 시도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면서 행안부는 이날 오후 9시를 기점으로 중앙재난대책본부 대응수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위기 경보는 주의에서 경계로 상행됐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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