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용쇼크에 '최약체'… 갈수록 악화되는 2030 취업난

입력
2020.07.16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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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고용동향
취업자 전년 대비 35만2000명 감소
20, 30대 취업자는 갈수록 감소폭 커져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초기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초기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 충격이 20, 30대 청년층을 집중 강타하고 있다. 감염병에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한 젊은층이 고용 쇼크에는 반대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실업률은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2,705만5,000명)는 작년 같은 달보다 35만2,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시작된 고용 감소세가 4개월 연속 이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10년 만에 4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 기록을 재연했다. 15세 이상 고용률 역시 전년 대비 1.2%포인트 내려간 60.4%를 기록, 넉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취업자 감소폭은 4월 47만6,000명으로 최악을 기록한 뒤 5월(-39만2,000명)에 이어 지난달에도 소폭 줄어들었다. 고용률 역시 1.4%포인트 하락한 4월에 비해 △5월 -1.3%포인트 △6월 -1.2%포인트로 미약하게나마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주당 취업시간이 0시간인 일시휴직자도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20, 30대 고용은 계속 악화

하지만 청년층 고용은 이런 개선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대 피해 계층인 20대의 경우, 취업자 감소폭이 5월(-13만4,000명)보다 6월(-15만1,000명)에 더 커졌다. 30대 역시 4월(-17만2,000명)이 최악이 아니라, 5월과 6월 18만3,000명, 19만5,000명씩 고용이 줄어들며 갈수록 충격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인구 감소 요인을 고려한 고용률도 20, 30대 모두 5월보다 하락폭이 0.1%포인트씩 더 커졌다. 나머지 연령대에선 고용률 하락폭이 5월과 같거나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0, 30대에만 특히 고용 충격이 오래 지속되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 30대가 많이 종사하는 숙박ㆍ음식점, 제조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꺾이지 않으면서 6월에도 오히려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제조업 고용도 매달 악화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3, 4월 각각 2만3,000명, 4만4,000명으로 서비스업에 비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5월 5만7,000명, 6월 6만5,000명으로 확대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자동차와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 4.3%... 6월 기준 1999년 이후 최고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했다. 통계를 개편한 1999년 이후 6월 기준 최고치다. 15~29세 실업률 역시 10.7%로 1999년 이래 가장 높았으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1,649만2,000명)는 전년 대비 54만2,000명 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취업자 감소폭 축소를 두고 "고용 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내외 방역 상황 등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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