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동선 전하면서 성 정체성 공개... MBN에 '법정제재'

입력
2020.07.08 18:48
수정
2020.07.0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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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성 정체성을 공개한 MBN 뉴스가 '법정제재' 처분을 받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MBN 종합뉴스'에 법정제재인 '주의' 처분을 내렸다. KBS창원의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경남'에도 행정지도인 '권고'가 결정됐다. 

문제가 된 방송은 5월 7일 MBN 종합뉴스 중 '게이클럽 다녀간 뒤 확진... 제2의 신천지 우려'라는 제목의 보도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남성 2명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전하면서 "다른 클럽 여러 곳도 갔는데, 성소수자가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여 접촉자 파악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KBS창원 1라디오 '시사경남' 역시 5월 8일 방송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설명하면서 "이태원 게이클럽을 포함해 일대 클럽과 주점 다섯군데를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방심위는 "보도 프로그램에서 코로나19 방역과 무관한 개인의 성 정체성을 자극적인 소재로 활용해 드러내는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오히려 코로나19 방역에 지장을 초래하는 보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방심위는 "쫄지마 XX"이라는 출연자의 욕설을 그대로 내보낸 TBS FM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5월 4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 처분을 내렸다. 

권고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다. 위반 정도가 중대할 때는 법정제재나 과징금 처분을 하는데,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시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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