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도 수인성 전염병 때문에 발병

입력
2020.07.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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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물ㆍ음식 조심해야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장티푸스ㆍ파라티푸스ㆍ세균성 이질 등 병원성 미생물에 의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어 발생하는 ‘수인성 전염병(water-borne infection)’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경기 안산시 유치원에서 집단 발생한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도 장출혈성 대장균에 의해 수인성 전염병에 걸린 뒤  생겼다.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하기에 세균ㆍ곰팡이가 쉽게 증식돼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되기 쉽다. 그러나 수인성 전염병은 여름철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노로바이러스처럼 바이러스성 질환은 겨울철에 더 잘 발생해 수인성 전염병은 계절에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다.

수인성 전염병은 대개 위장관에서 원인균이 증식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복통ㆍ설사ㆍ메스꺼움ㆍ구토 등과 같은 위장관계 증상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일부 질환은 위장관 이외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장티푸스의 경우 위장관계 증상 없이 발열ㆍ두통ㆍ발진 같은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수인성 전염병은 증상만으로 명확한 원인을 감별할 수 없다. 환자의 검체(샘플) 및 원인으로 추정되는 음식물을 이용한 검사와 잠복기 등을 종합해 감별해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는 보존적 치료만으로 며칠 이내에 회복되므로 원인균 감별을 위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환자 상태가 중증이거나 집단 발병하면 원인 조사를 위한 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가 원칙이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음식조절 및 약물 사용,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한 수액치료 등이 보존적 치료다. 항생제 사용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원인 병원체에 따라서 항생제 사용이 질환의 경과를 더 길어지게 한다거나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고열ㆍ혈변ㆍ중증설사ㆍ면역저하ㆍ패혈증 등과 같은 경우에만 사용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음식에 주의해야 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음식물은 보관하는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주의해야 하며 특히 냉장고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며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고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는 것이 중요하고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지 않고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먹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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