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박지원 ‘파격 낙점’ 어떻게 이뤄졌나

입력
2020.07.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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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추천 많았지만 결정은 문 대통령이"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격 인사’로 평가되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관련한 뒷이야기를 청와대가 일부 공개했다. 요약하면 ‘박 후보자에게 외교안보 분야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추천이 여럿 있었지만 ‘국정원장을 맡겨야겠다’고 결단을 내린 건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자를 낙점한 건 오로지 문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낙점 과정을 귀띔했다. “박지원 후보자에 대한 추천이 다양한 경로로 있었다. 외교안보라인은 (한 명에게) 특정한 역할을 한정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등이 교차로 역할을 수행한다. 박 후보자에 대해 어떤 역할을 맡기라는 추천이 왔는지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이 국정원장 후보자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결단 시점이 ‘6월 17일 이후’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은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로,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의견을 청취했다. 이때 박지원 후보자도 자리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오찬이 (국정원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단 뜻은 전혀 아니다. 결정 시점이 공교롭게 그 무렵이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박 후보자가 과거 문재인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 왔단 것을 염두에 둔 듯 “문 대통령은 과거보다 미래를 더 중시하고 과거의 일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 이번 인사를 통해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인사 발표가 있던 3일까지 박 후보자 관련 인사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것을 두고 이 관계자는 “박 후보자 본인에게 여러 언론 취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새어나가지 않았다. 박 후보자 스스로 당일까지 보안을 유지했고, 발표 직전에도 생방송에 출연했다”며 인사보안 유지 공을 박 후보자에게 돌렸다. 그는 또 “청와대 내부에서도 관련 사안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으셨던 것 같다. 내부 보안도 철저했다”고 덧붙였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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