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ㆍ목격자 없고 유일한 생존자는 횡설수설...가평 화재 수사 답보

입력
2020.07.05 15:51
수정
2020.07.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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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오전 경기 가평군 가평읍 한 단독주택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가평소방서 제공

지난달 23일 오전 경기 가평군 가평읍 한 단독주택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가평소방서 제공

노부부와 50대 아들이 사망한 경기 가평군 단독주택 화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단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일한 생존자인 40대 아들은 조현병 증상이 심해 일상적인 대화도 어려운데다 화재 현장 인근에 폐쇄회로(CC)TV도 없어 화재 원인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1시 13분쯤 가평군 가평읍 한 단독주택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 불은 신고 접수 후 약 40분 만에 꺼졌으나색 과정에서 A(82)씨와 부인 B(65)씨, 아들 C(51)씨가 화장실과 방 안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부부의 막내아들 D(46)씨는 화재가 발생한지 약 4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5시 40분쯤 집 인근에서 흉기를 든 채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은 횡설수설하는 D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화재와 관련해서 질문도 했으나 유의미한 진술을 받지 못했다.

조사 결과 D씨는 지난해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며 과거 알코올중독 등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씨가 들고 있던 흉기에서는 혈흔 등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일상적인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조현병 증상이 심해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우선 병원에 입원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을 했으나 화재 원인을 파악할 만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 추후 나올 정밀 감식과 사망자 부검 결과에서도 결정적인 단서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목격자도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데다 화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CCTV도 600m 거리에 있어 '작은 불빛' 정도만 찍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현장이 외딴 곳에 있는데다 새벽시간에 발생해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지만 단서가 전혀 없어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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