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DJ-노무현-文' 세 정권 걸친 대북업무 마스터

입력
2020.07.03 17: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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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지명 박지원과는 20년 만에 다시 손발 맞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의용 현 국가안보실장의 이임사 후 소감을 말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의용 현 국가안보실장의 이임사 후 소감을 말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조율해온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일 내정됐다. 올해 하반기 북미대화 재개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그간 축적된 서 내정자의 대북 소통 능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다.

서 내정자의 이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세 정권 남북관계 성과를 관통하고 있다. 1980년 국정원에 들어간 그는 2008년 3월 퇴직 전까지 28년 3개월간 국정원 대북파트에서 일했다. 1996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를 역임할 당시 경수로 건설을 위해 북한 신포에 2년간 상주했고, 개성공단 건설 협상에도 참여했다. 

특히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기 대북특사였던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을 수행해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 간 협상에도 참여했다. 이후에도 정상회담 준비단 실무 총괄격으로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이끌었다. 이날 신임 국정원장에 지명된 박지원 후보자와는 약 20년만에 다시 한 배를 타게 된 셈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0ㆍ4 남북정상회담을 끝으로 국정원 3차장에서 퇴직한 그는 문재인 정부 첫 국정원장으로 대북업무에 복귀했다. 2018년 4월, 5월,  9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친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은 모두 서 내정자의 지휘 속에서 이뤄졌다. 아울러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성사 막후에서 북미 간 의중을 서로에게 전달하고 조율하는 업무도 서 원장이 맡았다.

북측과 함께 남북관계 주요 변곡점을 만들어 온 그가 대통령 최측근 안보 참모 자리로 가긴 했으나 남북대화 재개 자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직전 서 내정자와 정 전 실장을 대북특사로 제안했으나 북측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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