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손목 인대 파열... 현역 피한 K3 축구선수들

입력
2020.07.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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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수술 시 보충역 판정 규정 악용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병역회피를 목적으로 본인의 손목인대를 스스로 손상시켜 현역 입대를 피한 K3 리그 출신 축구선수 4명이 적발됐다. 

병무청은 3일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로 손목을 손상시킨 A씨 등 4명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병무청에 따르면 이들은 아령을 쥔 손목을 늘어뜨린 후, 무리하게 돌리는 수법으로 인대를 손상시켰다. 손목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으면 현역이 아닌 보충역으로 편제된다는 점을 노렸다. 이중 1명은 올해 1월, 3명은 4월에 수술을 받았다. 이후 4명 모두 병역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현역으로 입대할 경우 축구선수로서의 경력단절을 우려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3리그는 3부 리그에 해당하는 세미프로 축구대회다. 현행 규정상 보충역으로 복무하면 K3리그에서 뛸 수 있다. 이들은 이런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채팅방을  통해 동료 선수들에게 전파하기도 했다. 

병무청은 지난해 이들의 입대 과정에 대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수사를 진행했고, 재판에 넘겼다. 강릉지방법원이 이들 중 3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이날 선고했다. 1명은 재판이 진행중이다. 

병무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손목 인대 수술에 대한 병역판정검사 기준 강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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