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확진 40대 간호조무사, 의심 증상에도 나흘간 출근

입력
2020.07.03 14:02
수정
2020.07.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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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병원 직원 2명 추가 확진...시, "직원 관리 아쉽다"
방역당국, 집단격리 조치하고 환자ㆍ직원 검사 중
남편ㆍ아들 감염돼 학교ㆍ교회까지 비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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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4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무려 4일 간 병원에 계속 출근하다가 뒤늦게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에선 직원 2명이 추가 확진됐고, 방역당국은 병원 내 집단격리조치(코호트)를 한 뒤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126번 확진자(40대 여성)는 지난달 26일 미열을 시작으로 기침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났지만, 자신이 근무하는 대전 서구 정림동 ‘더조은의원’에 일요일을 제외한 27일, 29일, 30일 등 4일 간 계속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126번 확진자는 증세가 계속 심해지자 30일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1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126번 확진자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40대 여성(127번.유성구 송강동)과 50대 남성(128번동구 자양동) 등 2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7번 확진자의 경우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으며, 이날 중 검사할 예정이다. 두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는 원격수업 중이어서 현재 교내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26번 확진자의 가족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편(123번)과 아들(124번.사회복무요원)은 126번 확진자보다 증상이 늦게 나타났지만 확진 판정은 먼저 받았다. 확진 판정 시기는 앞서지만 126번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방역당국은 이 병원을 집단격리조치하고, 입원환자 12명, 퇴원환자 6명, 직원 27명 등 45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외에도 병원 외래 환자 등 방문자와 추가 접촉자 등도 파악 중이다.

126번 확진자의 아들인 사회복무요원이 근무한 대전느리울초의 접촉자 8명과 남편인 124번 확진자의 직장동료 77명에 대한 검사에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이들 부자가 지난달 28일 대전 서구 관저동 서머나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교회 주차장에 선별진료서를 설치하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은 당시 1,2부 예배를 본 교인 300여명이다. 밤 사이 이뤄진 신도 36명에 대한 검사에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126번과 127번 확진자가 지난달 26일 및 29일 저녁 방문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이날 하루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은 이날 방역당국의 폐쇄 방역 방침에도 불구하고 1시간 넘게 영업을 해 비판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이른 아침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며 이날 하루 현대아울렛 대전점을 폐쇄하고 방역한다고 공지했다. 확진자 방문 사실은 이미 전날 현대 측에 알렸다. 하지만 현대아울렛 대전점은 이날 확진자 방문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다 정오가 돼서야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관저동에 사는 김모(54)씨는 "현대아울렛 개점일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간 상황에서 확진자가 다녀갔던 사실을 알고도 영업을 한 것을 보니 정말 생각이 있는 것인지 기가 막힐 따름"라며 "대전 곳곳에서 현대아울렛을 다녀왔다는 생각을 하면 무섭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123번과 124번, 126번 등 일가족 확진자 3명과 관련해 검사받은 이들이 현재까진 모두 음성으로 나오면서 방역 당국은 내심 한숨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검사과정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데다 음성으로 나온 사람들도 아직 바이러스 잠복기인 만큼 2차, 3차 조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이강혁 시 보건복지국장은 “그점(증상이 나타났는데 계속 출근한 것)이 못내 아쉽다”며 “증상이 미열정도라고 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복합적으로 여러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출근했다는 것이 이해 안 가고, 직원에 대한 관리가 됐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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