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코로나 돌파구 못 찾는 김정은, 북미 협상에 촉각?

입력
2020.07.03 1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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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당 정치국 회의서 코로나19 방역 강화 지시
평양 민심 달래기 나서도 경제난 돌파 역부족
당대외사업 연구 강조해 대외관계 고심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후 9일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섰다. 대남 메시지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고삐를 다시 죄며 민심 달래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하는 경제난 돌파구는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이 '당 대외사업' 연구를 강조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등 대외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심 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 방역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7기 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회의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 이후 9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비상방역체계 강화를 첫 번째 안건으로 채택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주변국에서 전염병 재감염, 재확산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염병 유인 위험성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비상방역 사업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1월말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을 선포하고 북중 국경을 폐쇄한 바 있다. 

북한이 방역을 국가 최우선 사업으로 삼으면서 당분간 '강력한 봉쇄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감염 의심ㆍ사망자가 간헐적ㆍ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도 시사한다. 다만 이날 김 위원장과 회의 참석자들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북한이 2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회의 내용을 메모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실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진 않았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이 2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회의 내용을 메모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실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진 않았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코로나 민심 달래려 '일하는 지도자' 강조?

김 위원장의 두 번째 관심사는 '평양 민심 달래기'였다. 이번 회의 두 번째 안건은 평양종합병원 건설 상황 점검이다. 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10월 10일까지 완공하기로 한 만큼 시공, 자재 보장, 운영 준비 등 구체적 진행 상황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달 7일 연 당 7기 13차 정치국 회의에서 평양시민 생활 보장을 강조한 데 이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도  평양 시민들의 생활의 질과 직결되는 병원 건설 문제를 직접 챙겨 눈길을 끌었다. 대북제재 장기화에 코로나19가 덮쳐 경제난이 심화되자 핵심 권력층과 군부 실세들이 모인 평양 시민부터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각종 경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보니 실질적 성과를 내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하는 지도자로서 김 위원장을 강조하며 평양을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대남메시지 없지만 대미 관계에 촉각


김 위원장은 이날 대남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았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각종 메시지를 쏟아내던 6월의 행보와 대조된다. 

그러나 신문은 "회의에서 당대외사업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혀, 김 위원장이 대미관계와 국제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힌데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0월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국제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이 임박한 만큼 김 위원장도 이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당분간 대외 메시지 없이 다음 계획을 도모하는 '전략적 침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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