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하반기 목표는 플러스 성장”이라는데 수출ㆍ내수가…

입력
2020.07.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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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연간  플러스(+) 경제성장률 달성'을 제시했다. 다른 나라보다  선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토대로 '경제 방역'에도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여전히 부진한  데 더해 내수 진작도 긴급재난지원금에 의한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여전히 역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올해 역성장 방지가 절대절명 과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하반기에는 경제 주체들의 노력과 정부 지원 성과가 현장에서 접목, 작동돼 최소한 역성장은 막아 내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회복의 불씨 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4, 5월 소매판매가 각각 5.3%, 4.6%로 2개월 연속 증가한 점 △6월 수출 감소폭(-10.9%)이 4, 5월보다 줄어든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6월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제시하며 "추경을 비롯한 정책효과,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를 담았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국내외 성장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홍 부총리가 '경제 회복의 불씨'로 표현한 수출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9% 줄어 4월(-25.5%), 5월(-23.6%)보다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올해 6월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2일 더 많았던 것에 의한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 조업일수 차이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6월 -18.5%로 5월(-18.3%)보다 악화됐으며 4월(-18.7%)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소매판매는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국 60여만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소상공인 6월 첫 주(1~7일)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줄어들더니 6월 넷째 주(22~28일)에는 -8%로 감소폭이 커졌다. 재난지원금이 본격 지급되기 시작한 5월 둘째 주(11~17일)부터 증가세를 보인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내리막을 타는 것이다.

국내외 주요기관 전망은 '부정적'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도 이 같은 상황과 흐름을 같이 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발표한 수정 전망치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1%로 내려잡았다. 선진국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긴 하지만, 역성장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ㆍ-1.2%)는 물론, 한국은행(-0.2%)도 마이너스(-) 성장을 점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경제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날 국내 확진자가 54명 추가되는 등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수가 30~60명대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확산세가 커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되면 내수에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확산세가 꺾이더라도 미국 등 주요국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에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역성장 여부를 결정하는 포인트는 결국 수출과 제조업"이라며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국내용 경제 정책으로 역성장을 막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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