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완공한다더니…첫 삽도 안 뜬 경북도청 제2청사

입력
2020.07.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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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들어서는 포항경제자유구역 땅, 조성사업 지연
국ㆍ공유지 5곳 두고 사유지 결정…”예견된 사태”?
지하 1층 지상 8층 연면적1만2000㎡로 규모 키워

지난 2018년 완공할 예정이던 경북도 환동해본부 청사 투시도. 경북도 제공

지난 2018년 완공할 예정이던 경북도 환동해본부 청사 투시도.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대구에서 안동으로 청사를 옮긴 후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어진 동남권 주민들을 위해 포항에 제2청사에 준하는 환동해지역본부를 2018년까지 완공키로  했으나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오는 9월쯤 경제자유구역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환동해본부 신축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더 늦어질 수도 있다. 건물 부지가 있는 포항 융합기술지구 조성사업 공정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 42%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환동해본부는 지난 2016년 경북도청사가 대구에서 경북 북부인 안동ㆍ예천 도청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동남권 주민들을 위해 동해안 지역에 신축하는 것으로 추진됐다. 환동해본부 청사에는 해양수산과 등 도청 내 2개국 1개실, 6개과에 본부장(2급)을 비롯해 공무원 100여명이 상주한다. 

건물 공사가 지체돼 공무원들의 임시청사 생활도 길어지고 있다. 환동해본부는 지난 2018년 1월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항테크노파크에 들어섰다가 공간이 협소해 지난해 5월 포항시 북구 용흥동 옛 용흥중학교를 리모델링해 다시 옮겼다. 이때 포항지역 대형빌딩 주인들과 지방의원들이 임시청사 유치에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북도청 제2청사인 환동해본부가 들어설 포항경제자유구역 부지 분양 홍보물 일부. 출처 포항융합티앤아이 홈페이지

경북도청 제2청사인 환동해본부가 들어설 포항경제자유구역 부지 분양 홍보물 일부. 출처 포항융합티앤아이 홈페이지


경북도청 제2청사인 환동해본부가 들어설 포항경제자유구역 부지 분양 홍보물 일부. 출처 포항융합티앤아이 홈페이지

경북도청 제2청사인 환동해본부가 들어설 포항경제자유구역 부지 분양 홍보물 일부. 출처 포항융합티앤아이 홈페이지


이를 두고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16년 부지 결정 당시 물망에 오른 6곳 가운데 5곳은 국ㆍ공유지인 반면 융합기술지구만 사유지인데다 토지 보상도 진행되지 않았다. 융합기술지구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사활을 걸고 유치한 산업단지지만 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공공청사인 환동해본부를 넣었다는 뒷말이 나돌았다.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 시행사가 금융권 대출을 제때 받지 못해 차질을 빚었고, 지난해에는 시행사 대표가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2017년 11월 일어난 포항지진 등으로 자금 마련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난 2018년 말 착공한 뒤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환동해본부 신축이 늦어지면서 임시청사 이전과 리모델링 등에 혈세를 낭비하게 됐다. 또 물가상승에 따라 250억원으로 예상됐던 공사비도 증액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도는 지하 1층, 지상 3층에 약 8,800㎡로 계획했던 건물 규모를 지하1층, 지상 8층에  1만2,000㎡로 늘려 설계변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공사 기간도 1년에서 27개월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주변에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이 많이 들어선다고 해 조화를 고려했다"며 "본래 설계 맡았던 업체가 변경을 하고 전체 면적이 크게 늘지 않아 비용 또한 많이 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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