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 선수 극단적 선택…  이용 의원 “가해자 처벌 촉구”

입력
2020.07.01 18:23
수정
2020.07.0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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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검찰 수사 적극 협조"

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이용 의원실 제공

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이용 의원실 제공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23세 고 최숙현 선수의 비보에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ㆍ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용 위원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 고인에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최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에 따르면 최 선수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남겼다.

이 의원은 ‘그 사람들’을 전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로 보면서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 최숙현 선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ㆍ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고,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서를 보내봤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며 “경북체육회는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오히려 고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경주시청은 고 최숙현 선수의 부친이 제기한 민원에 ‘그냥 고소 하라’고 으름장을 놓았으며, 경주경찰서는 무성의하게 조사를 마치고는 검찰에 이첩시켰다. 그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하며, 온갖 방법을 동원한 회유 시도에 23세의 어린 최숙현 선수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과 부담은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엄청났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는 빠르고 엄중한 조치를 약속했다. 체육회는 “스포츠인권센터가 올해 4월8일 고 최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 돼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됐으며, 6월 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되어 현재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 중”이라고 했다.

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건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7월9일 예정)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나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클린스포츠센터 및 경북체육회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및 조사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스포츠 공정위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 이런 일이 우리 종목에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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